내달 17일 새로운 파생상품인 상장지수증권(ETN)이 국내 처음으로 등장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넘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달 17일 국내 6개 증권사의 10개 ETN이 상장될 예정이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연동된 수익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일반적인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장중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서 폭넓게 거래되고 있는 ETF와 유사한 투자상품이다. 다만 ETF는 자산운용사들이 주식 등 실물자산을 직접 편입해 운용하는 것과 달리 ETN은 증권사들이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ETN은 ETF와 달리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발행사 신용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발행 증권사가 파산하는 경우 큰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 거래소는 따라서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증권사로 발행을 제한했다.

이번에 신규로 ETN을 발행하는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6개 증권사다.

ETN의 장점은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ETN은 ETF 자산규모의 5% 수준이지만, 상품종류로는 40%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됐다.

예를 들면 ETN은 단순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에 더해 회사채를 추가하거나 환율 전략을 섞을 수도 있다.

내달 국내 최초로 출시될 10개 ETN 상품을 보면 박스권 장세에서 초과 수익을 올리거나 지수나 환율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고배당주 등의 전략지수를 이용한 ETN이나 변동성을 이용한 ETN, 코스피지수에 옵션이나 채권, 달러선물을 추가한 ETN 등이 눈에 띈다.

김세종 현대증권 솔루션운용팀 과장은 "기존 ETF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전략을 넣어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것보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ETN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ETN 상장으로 전반적인 상장지수 상품에 대한 투자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문성제 우리투자증권 에쿼티 파생운용부 과장은 "기존에 없던 상품을 출시하는 데 주력했다"며 "펀드들의 벤치마크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 등이 다양하게 출시돼 새로운 투자자 유입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사내 지점직원 교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투자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ETN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기관 대상으로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공원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ETF와 충돌을 막고 새로운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 하는 것이 ETN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ETN 시장이 활성화 될수록 국내 주식을 활용한 전략 지수형과 해외지수형 상품에 수요가 집중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새 투자상품 ETN, 내달 17일 상장…투자대안 자리매김 '촉각'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