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기업은 비대해지면 늙게 마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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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 <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 >
자동차 주가가 추락했다. 현대자동차의 삼성동 부지 매입이 도화선이 됐다. 최근 배당 확대를 약속했지만 지배구조 위험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예전 애널리스트 시절 얘기다. 어떤 한국 기업의 대주주가 주주 가치를 희석시킨 일이 있었다. 미국 기관투자가의 펀드매니저는 당연히 해당 기업에 항의했다. 그런데 “대주주가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란 답변을 듣자 펀드매니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10분이 안 돼 브로커에게 전화가 왔다. 그 펀드매니저가 전량 매도주문을 냈다는 것이다. 나중에 그 펀드매니저에게 “당시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냐”고 묻자 그는 “만일 고객이 포트폴리오 안에 기업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종목이 편입된 것을 알고 문제를 제기하면 해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매도주문은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자동차 주가 하락의 다른 요인도 있다. 지금 소비자는 ‘연비’에 예민하다.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의 선구자다. 하지만 그들에게 변변한 디젤엔진은 없었다. 그랬던 일본 업체들이 독일 등 유럽 업체와 디젤엔진을 공동 생산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국도 디젤엔진을 갖고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디젤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진다. 엔진은 규모의 경제가 커질수록 원가 절감 폭이 크다. 유럽 업체도 브랜드가 있는 일본 업체와의 공동 생산이 나쁘지 않다. 한국 업체들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일본 업체보다 미흡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것이 신차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기업은 비대해질수록 늙게 돼 있다. 수년 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를 경계하고 내실을 다지겠다고 했을 때 참신해 보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제자리에 안주하려는 모습이다. 그런 분위기가 한국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여파로 증시 자금은 작고 참신한 기업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김학주 <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 >
예전 애널리스트 시절 얘기다. 어떤 한국 기업의 대주주가 주주 가치를 희석시킨 일이 있었다. 미국 기관투자가의 펀드매니저는 당연히 해당 기업에 항의했다. 그런데 “대주주가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란 답변을 듣자 펀드매니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10분이 안 돼 브로커에게 전화가 왔다. 그 펀드매니저가 전량 매도주문을 냈다는 것이다. 나중에 그 펀드매니저에게 “당시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냐”고 묻자 그는 “만일 고객이 포트폴리오 안에 기업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종목이 편입된 것을 알고 문제를 제기하면 해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매도주문은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자동차 주가 하락의 다른 요인도 있다. 지금 소비자는 ‘연비’에 예민하다.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의 선구자다. 하지만 그들에게 변변한 디젤엔진은 없었다. 그랬던 일본 업체들이 독일 등 유럽 업체와 디젤엔진을 공동 생산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국도 디젤엔진을 갖고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디젤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진다. 엔진은 규모의 경제가 커질수록 원가 절감 폭이 크다. 유럽 업체도 브랜드가 있는 일본 업체와의 공동 생산이 나쁘지 않다. 한국 업체들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일본 업체보다 미흡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것이 신차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기업은 비대해질수록 늙게 돼 있다. 수년 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를 경계하고 내실을 다지겠다고 했을 때 참신해 보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제자리에 안주하려는 모습이다. 그런 분위기가 한국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여파로 증시 자금은 작고 참신한 기업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김학주 <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