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도 인정…송로버섯 새우구이와 60일 숙성 스테이크에 반했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23층의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1979년 호텔이 문을 열 때부터 영업을 시작해 올해로 35년이 됐다.

버터 사용은 최소화하고 제철 식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8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내부 인테리어와 메뉴를 한층 고급화했다. 현재 메뉴는 100% 코스 요리로만 운영하고 있으며 점심은 7만6000~15만원, 저녁은 15만~30만원대다. 뉴욕 포시즌호텔, 도쿄 그랜드 하얏트 등을 디자인한 유명 건축가 피터 리미디우스가 설계한 식당 내부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포근한 느낌을 준다. 총 좌석은 36석이다. 테이블 사이 간격이 넓어 편안히 식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예약이 찬다는 창가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했다. 식전요리로는 ‘벨루가 캐비어, 샬럿 피클을 곁들인 가리비 카르파치오’가 나왔다. 동해에서 직접 들여온다는 가리비의 쫄깃한 식감이 돋보였다. 여기에 레몬, 오렌지 껍질을 갈아 만든 소스와 샬럿 피클의 시큼함이 더해져 느끼함을 잡았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도 인정…송로버섯 새우구이와 60일 숙성 스테이크에 반했다
다음은 ‘블랙 트뤼프(송로버섯)를 올린 스캄피 구이’였다. ‘땅속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송로버섯은 푸아그라, 캐비어와 함께 프랑스 3대 식재료로 꼽힌다. 송로버섯 특유의 흙냄새가 은은하게 풍긴다. 새우의 한 종류인 스캄피와 고소한 비스크 소스를 뿌린 링귀니 파스타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콘티넨탈은 6~30일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 생산되는 화이트 트뤼프로 만든 신메뉴를 선보인다. 화이트 트뤼프는 향이 진해 블랙 트뤼프보다 3~4배 비싸게 판매되는 ‘최고급’ 식자재 중 하나다.

‘드라이에이징(건조 숙성)한 국내산 등심 스테이크’가 메인 요리다. 윤준식 콘티넨탈 책임주방장은 “최상급 1++ 한우 중에서도 귀한 9번 부위를 뼈째 구매해 45~60일 정도 숙성한다”며 “육즙이 농축돼 맛이 진하고 뼈의 영양소가 고기로 스며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참숯으로 구워내 풍미가 뛰어나다. 짠맛이 덜한 영국산 말돈 소금, 미네랄이 풍부한 프랑스 게랑드 소금, 국산 신안 천일염을 함께 제공해 기호에 따라 곁들여 먹으면 된다.

마무리는 ‘녹차 비스킷과 헤이즐넛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발로나 초콜릿 테린’이었다. 달콤함을 찾는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 높은 디저트 메뉴다.

입구 쪽에 있는 대형 와인 저장고에 눈이 갔다. 이곳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 와인을 포함해 400여종의 와인을 갖추고 있다. 지하의 와인창고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특징이다. ‘숙성 과정에서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이유인데, 그만큼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오랜 역사만큼 국내외 VIP들의 소규모 모임 장소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는 한국에 올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 와인 종류가 많고 음식과의 조화가 훌륭하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유명 셰프들을 초청해 그들의 요리를 선보이곤 하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최근에는 미슐랭 3스타 요리사인 미국의 토머스 켈러를 초청해 그의 요리를 판매했다.

글=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