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연금 연 11% 수익 비결은 독립된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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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골드버그 CPPIB 이사 인터뷰
연금 고갈 위기 운용조직 독립으로 극복
유능한 전문가 채용에 비용 아끼지 말아야
연금 고갈 위기 운용조직 독립으로 극복
유능한 전문가 채용에 비용 아끼지 말아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정부나 정치권에 휘둘렸다면 11% 수익률(3년 평균)은 꿈도 못꿨을 겁니다.”
마이클 골드버그 CPPIB 이사(사진)는 31일 “공공 자금을 운용하지만 정부 간섭을 받지 않는 운영방식이 CPPIB의 거버넌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이사는 이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바람직한 국민연금 지배구조는 무엇인가’ 컨퍼런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브리티시콜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로 글로벌 연기금의 롤모델로 간주되는 CPPIB 이사회 이사를 7년째 맡고 있다.
기금 규모가 약 209조원인 캐나다연금(CPP)은 1990년대 후반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가입자로부터 받는 보험료보다 지급액이 많아져서다. 돌파구는 기금 운용 조직(CPPIB)을 CPP에서 떼어내면서 마련됐다. 1998년 출범한 CPPIB는 시장에서 검증된 기금운용 전문가들은 대거 채용했다. 안전한 국채 대신 주식, 부동산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의 운용 조직(기금운용본부)을 국민연금공단에서 떼어내 독립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골드버그 이사는 “CPP에서 독립하면서 투자이사회는 오로지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위험)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인 간섭 없이 투자에만 신경쓸 수 있기 때문에 최근 3년 평균 11%의 수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CPPIB의 두배가 넘는 403조원을 굴리지만 2011~2013년 연평균 운용 수익률은 4.5%에 그쳤다.
그는 CPPIB가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도 위험관리가 가능한 비결로 지배 구조를 꼽았다. 이사회는 연방정부가 지방정부의 추천을 거치지만 정부 관계자가 아닌 금융기관과 학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투자전략정책을 만들고 기금운용 위험을 관리한다. 3년마다 캐나다 수석재정추계관실(OCA)에 기금운용결과를 보고하지만 어디에, 왜 투자했는지 등에 대해선 전혀 간섭받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감사원, 국회, 정부로부터 개별 투자 건까지 다중 감사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골드버그 이사는 “기금의 독립적인 지배구조는 법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를 바꾸려면 지방정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헌법을 바꾸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CPPIB의 최고책임경영자(CEO)는 정부가 아닌 이사회가 선임한다. 별도로 정해진 임기는 없다. 직전 CEO인 데이비드 데니슨은 7년 6개월을 재직했다.
골드버그 이사는 “CEO를 뽑는데 2년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며 “CEO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하는 만큼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연금을 굴리는 중요한 업무에 공무원 월급 수준으로 유능한 전문가를 채용하기가 어렵다”며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유사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PPIB는 핵심 운용 인력들의 보수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CPPIB는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해외 39개국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향후 아시아 지역 투자 전망은 매우 밝다”며 “내년 인도 뭄바이에 지역사무소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브라질의 부동산, 중국 대형 물류시절, 칠레·호주·영국의 인프라 시설 등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다 정치적으로 역동성이 강하다”며 “한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기우”라고 강조했다.
허란/좌동욱 기자 why@hankyung.com
마이클 골드버그 CPPIB 이사(사진)는 31일 “공공 자금을 운용하지만 정부 간섭을 받지 않는 운영방식이 CPPIB의 거버넌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이사는 이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바람직한 국민연금 지배구조는 무엇인가’ 컨퍼런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브리티시콜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로 글로벌 연기금의 롤모델로 간주되는 CPPIB 이사회 이사를 7년째 맡고 있다.
기금 규모가 약 209조원인 캐나다연금(CPP)은 1990년대 후반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가입자로부터 받는 보험료보다 지급액이 많아져서다. 돌파구는 기금 운용 조직(CPPIB)을 CPP에서 떼어내면서 마련됐다. 1998년 출범한 CPPIB는 시장에서 검증된 기금운용 전문가들은 대거 채용했다. 안전한 국채 대신 주식, 부동산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의 운용 조직(기금운용본부)을 국민연금공단에서 떼어내 독립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골드버그 이사는 “CPP에서 독립하면서 투자이사회는 오로지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위험)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인 간섭 없이 투자에만 신경쓸 수 있기 때문에 최근 3년 평균 11%의 수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CPPIB의 두배가 넘는 403조원을 굴리지만 2011~2013년 연평균 운용 수익률은 4.5%에 그쳤다.
그는 CPPIB가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도 위험관리가 가능한 비결로 지배 구조를 꼽았다. 이사회는 연방정부가 지방정부의 추천을 거치지만 정부 관계자가 아닌 금융기관과 학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투자전략정책을 만들고 기금운용 위험을 관리한다. 3년마다 캐나다 수석재정추계관실(OCA)에 기금운용결과를 보고하지만 어디에, 왜 투자했는지 등에 대해선 전혀 간섭받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감사원, 국회, 정부로부터 개별 투자 건까지 다중 감사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골드버그 이사는 “기금의 독립적인 지배구조는 법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를 바꾸려면 지방정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헌법을 바꾸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CPPIB의 최고책임경영자(CEO)는 정부가 아닌 이사회가 선임한다. 별도로 정해진 임기는 없다. 직전 CEO인 데이비드 데니슨은 7년 6개월을 재직했다.
골드버그 이사는 “CEO를 뽑는데 2년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며 “CEO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하는 만큼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연금을 굴리는 중요한 업무에 공무원 월급 수준으로 유능한 전문가를 채용하기가 어렵다”며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유사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PPIB는 핵심 운용 인력들의 보수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CPPIB는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해외 39개국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향후 아시아 지역 투자 전망은 매우 밝다”며 “내년 인도 뭄바이에 지역사무소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브라질의 부동산, 중국 대형 물류시절, 칠레·호주·영국의 인프라 시설 등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다 정치적으로 역동성이 강하다”며 “한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기우”라고 강조했다.
허란/좌동욱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