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면 다가올 '고령자 1000만명 시대'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현재 약 640만명이다. 통계청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2017년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700만명을 넘어 처음으로 0~14세 인구를 추월하게 된다. 2025년에는 그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할 전망이다. ‘고령자 1000만 시대’까지 10년 남짓 남은 셈이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초고령사회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데 고령사회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 일상에 쫓기다 보니 고령화는 내일이 아닌 남의 일이 돼버린 듯하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에서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먼저 우리 사회의 인프라가 고령 친화적인지 생각해보자. 고령자들이 대중교통 이용 등 외부활동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주변을 둘러보자. 도심에 있는 육교를 없애고 횡단보도를 늘리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한발 더 나아가 고령자의 보행속도에 맞춰 신호등 시간을 더 늘리는 것과 같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자가 건강을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나와 바깥활동을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생활 속 유니버설 디자인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둘째, 고령자의 주거문제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일부 지역에서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의 재건축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문제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주거문제에 대해서는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향후에는 고령 부부나 고령자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배려한 주택 설계나 고령자와 젊은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도시 만들기를 고민해 봐야 한다. 자녀들이 멀리 떨어져 사는 고령자들을 위해서는 매일 안부 확인을 해준다거나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도심에 들어서도 좋을 것이다.

셋째, 1000만 고령자가 거동이 불편해지면 이들을 누가 돌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다. 핵가족화에 대응해 사회가 함께 고령자를 돌보겠다는 취지에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등급 판정을 받아 혜택을 누리는 고령자는 전체의 8.9% 수준이다. 또 고령자를 돌볼 요양시설은 늘고 있지만 요양보호사 등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고령자 1000만 시대’를 준비하는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