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중국 상하이A주와 홍콩 상장 주식의 교차거래)은 한국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부를 축적할 흔치 않은 계기가 될 겁니다.”

허밍헝(賀鳴珩) 대만 유안타증권 회장(53·사진)은 지난달 31일 타이베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후강퉁으로 거래 가능해진 상하이A주뿐 아니라 위안화 관련 상품, 채권 등 중국에는 투자가치가 큰 상품들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안타 증권은 지난 5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인수하면서 국내에 이름을 알린 대만 1위(위탁영업기준) 증권회사다.

그는 “동양증권을 인수할 때만 해도 후강퉁 수혜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행운”이라며 “상하이증권거래소가 후강퉁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다고 발표한 것을 볼 때 후강퉁은 늦어도 올해 안에 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회장은 후강퉁이 한국에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후강퉁이 아시아 신흥국 투자자금을 중국으로 빨아들이는 통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 기업과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이 중국에 뒤지지 않는 만큼 한국으로선 거꾸로 투자자금을 흡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강퉁을 통한 주식 직접투자에 대해 허 회장은 “상하이A주라 해도 재무제표 확인 등 철저한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대만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중국 제약회사 태슬리, 주류회사 마오타이, 초상은행 등을 후강퉁 유망주로 추천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한국 유안타증권을 2~3년 내로 한국 5대 증권사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억~3억달러(미국 달러 기준)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만기업 특유의 ‘고배당 정책’도 펼칠 방침이다. 그는 “한국 유안타증권 경영이 정상화되면 이익의 60~70%를 배당하는 대만 유안타증권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대만 국립정치대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 MBA를 수료했다. 지난 7월 유안타증권 회장으로 취임했다.

타이베이=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