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中 서부공략 가속…충칭 4공장 연내 착공 추진
현대자동차의 ‘서부 진출 교두보’인 중국 충칭 4공장이 연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허베이성 창저우 5공장과 시차를 두고 잇따라 착공하는 조건으로 연내 먼저 착공한다는 일정이다.

현대자동차의 고위 관계자는 2일 “충칭 4공장 착공 시기와 공장 건설 규모 등을 놓고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현대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 등 4자가 막판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 4대 직할시 중 한 곳이면서 서부 지역 요충지인 충칭시에 4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3월 충칭시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창저우에 공장을 짓기 원하는 베이징시와 중앙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며 “중앙정부는 충칭과 허베이가 동시에 만족할 만한 방안으로 중재에 나서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충칭 4공장과 창저우 5공장을 동시에 추진하되 구체적인 착공 시기와 공장 생산 규모 등을 투자 주체인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조율해보자는 안이 받아들여진 것.

현대차 관계자는 충칭 4공장의 연내 착공 가능성에 대해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5~1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한·중 정상이 현대차 4, 5공장 동시 착공 방안에 최종 합의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늦어도 내년까지 충칭과 창저우에서 연달아 4, 5공장을 착공해 2016년까지 연산 240만대 규모 생산체제를 갖출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는 상용차를 만드는 쓰촨현대(15만대)와 기아차 옌청공장(74만대)이 포함된다.

충칭 4공장은 이미 공장 기반시설 공사를 해 놓은 상태고, 창저우 공장은 기존 베이징자동차 공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저우 공장은 연산 15만~20만대 규모로 2016년 상반기, 충칭 공장은 30만대 규모로 2016년 하반기까지 각각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창저우는 30만대, 충칭공장은 45만대까지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