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미포만의 기적'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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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분기 손실 2조원 육박
도크 책임 경영으로 내부 경쟁
임직원 힘모아 생산성 높여야
이만우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도크 책임 경영으로 내부 경쟁
임직원 힘모아 생산성 높여야
이만우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울산 미포만 백사장, 1972년 3월23일. 현대조선소 기공식에서 정주영 창업주는 도크 건설과 유조선 건조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기상천외한 구상을 발표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우리는 작심만 하면 뛰어난 정신력으로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는 민족”임을 외쳤다. 2년3개월 만에 준공된 조선소는 10년 만에 건조량 세계 1위로 올라서는 기적을 연출했다.
울산 한마음회관 예술관, 2014년 10월31일. 사내이사 2인을 선임하는 ‘원 포인트’ 임시주총 분위기는 썰렁했다. 1조원이 넘는 2분기 영업손실에 놀라 다급하게 단행된 회장·사장 교체에 대한 법적 요식행위였다. 3분기 영업손실은 더 악화돼 2조원에 육박했다. 지난 9월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시켰던 한국기업평가는 두 달도 안돼 추가 강등 예고편인 ‘부정적 검토대상’으로 현대중공업을 다시 올렸다. 3년 전 55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10만원 밑으로 폭락했다. 그러나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태세다. 노사 갈등이 노출되면 수주 활동은 크게 위축된다. 자금경색과 함께 차입금 이자를 비롯해 선수금환급보증(RG) 보증료 등 금융비용 부담도 가중된다.
조선업은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운영된다. 선주사로부터 주문이 있어야 건조를 개시한다.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기업 대 소비자 거래(B2C)보다 마진율도 낮고 거래 조건도 까다롭다. 2013년 기준으로 국가별 선박 건조능력 점유율은 중국 39.4%, 한국 29.5%, 일본 16.8%, 기타 국가 14.3%다. 중국의 경우 2008년에는 17.5%였으나 5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예리하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 최대 규모 도크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9개 도크별로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해 내부경쟁을 이끌어야 한다. 회사가 조달했거나 다른 부서가 만든 원재료라도 경제성이 부족하면 책임단위별로 사용을 거부하고 외부에서 직접 구입하는 ‘기피선언권’을 보장해야 한다. 도크 내에서도 호선별로 생산성을 따로 평가해 보상과 연계시켜야 한다. 고정비 성격의 임금 비중은 대폭 줄이고 성과중심 보상체계로 바꿔야 한다. B2B의 경우 구매기업 요구에 맞춘 기술특화로 공급가격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주식의 한국거래소 상장도 서둘러야 한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로부터 2010년에 70% 지분을 2조6000억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기존 보유분을 합한 91% 지분 중에서 41%는 속히 매각해야 한다. 공연히 시간 끌다 정유업 불황이 더욱 심화되면 인수 당시 부담한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영업권 손상을 한꺼번에 비용처리하는 위험에 봉착할 수도 있다.
외화로 받는 선박건조대금에 대한 환위험 헤지 선물환거래에 따른 수수료와 손실도 줄여야 한다. 정유사는 원유 수입에 외화가 계속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조선사 외화 수입과 연결시켜 관리하는 ‘자동연계 헤지(natural hedge)’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올해 연말까지 누적될 영업손실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부분 과거에 수주한 건조계약에서 발생된 것이다. 앞으로 수익성 있는 수주계약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생산성을 높여 원가를 낮추고 고도의 특화기술로 수익성을 높여야 적자를 마감하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삼호중공업과 미포조선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구조로 조선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건조 현장의 효율에 그룹 전체의 사활이 걸려 있다. 정몽준 대주주의 지분율은 현대중공업에 한해 10.15%인 데 비해 국민연금·아산사회복지재단 등 공익성 기금과 임직원 보유 지분 비중이 매우 높다. 수많은 협력업체의 존폐도 함께 걸려 있다. 임직원의 일치단결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미포만의 기적이 이어지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만우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울산 한마음회관 예술관, 2014년 10월31일. 사내이사 2인을 선임하는 ‘원 포인트’ 임시주총 분위기는 썰렁했다. 1조원이 넘는 2분기 영업손실에 놀라 다급하게 단행된 회장·사장 교체에 대한 법적 요식행위였다. 3분기 영업손실은 더 악화돼 2조원에 육박했다. 지난 9월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시켰던 한국기업평가는 두 달도 안돼 추가 강등 예고편인 ‘부정적 검토대상’으로 현대중공업을 다시 올렸다. 3년 전 55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10만원 밑으로 폭락했다. 그러나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태세다. 노사 갈등이 노출되면 수주 활동은 크게 위축된다. 자금경색과 함께 차입금 이자를 비롯해 선수금환급보증(RG) 보증료 등 금융비용 부담도 가중된다.
조선업은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운영된다. 선주사로부터 주문이 있어야 건조를 개시한다.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기업 대 소비자 거래(B2C)보다 마진율도 낮고 거래 조건도 까다롭다. 2013년 기준으로 국가별 선박 건조능력 점유율은 중국 39.4%, 한국 29.5%, 일본 16.8%, 기타 국가 14.3%다. 중국의 경우 2008년에는 17.5%였으나 5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예리하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 최대 규모 도크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9개 도크별로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해 내부경쟁을 이끌어야 한다. 회사가 조달했거나 다른 부서가 만든 원재료라도 경제성이 부족하면 책임단위별로 사용을 거부하고 외부에서 직접 구입하는 ‘기피선언권’을 보장해야 한다. 도크 내에서도 호선별로 생산성을 따로 평가해 보상과 연계시켜야 한다. 고정비 성격의 임금 비중은 대폭 줄이고 성과중심 보상체계로 바꿔야 한다. B2B의 경우 구매기업 요구에 맞춘 기술특화로 공급가격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주식의 한국거래소 상장도 서둘러야 한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로부터 2010년에 70% 지분을 2조6000억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기존 보유분을 합한 91% 지분 중에서 41%는 속히 매각해야 한다. 공연히 시간 끌다 정유업 불황이 더욱 심화되면 인수 당시 부담한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영업권 손상을 한꺼번에 비용처리하는 위험에 봉착할 수도 있다.
외화로 받는 선박건조대금에 대한 환위험 헤지 선물환거래에 따른 수수료와 손실도 줄여야 한다. 정유사는 원유 수입에 외화가 계속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조선사 외화 수입과 연결시켜 관리하는 ‘자동연계 헤지(natural hedge)’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올해 연말까지 누적될 영업손실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부분 과거에 수주한 건조계약에서 발생된 것이다. 앞으로 수익성 있는 수주계약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생산성을 높여 원가를 낮추고 고도의 특화기술로 수익성을 높여야 적자를 마감하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삼호중공업과 미포조선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구조로 조선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건조 현장의 효율에 그룹 전체의 사활이 걸려 있다. 정몽준 대주주의 지분율은 현대중공업에 한해 10.15%인 데 비해 국민연금·아산사회복지재단 등 공익성 기금과 임직원 보유 지분 비중이 매우 높다. 수많은 협력업체의 존폐도 함께 걸려 있다. 임직원의 일치단결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미포만의 기적이 이어지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만우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