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은 3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로 인한 엔저 현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일본은행(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후 '깜짝 금융완화책'을 발표했다. 양적완화 규모를 종전보다 10조~20조엔 늘린 연간 8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한 것은 지난해 4월 양적완화를 실시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또 장기국채 투자 규모도 기존 50조엔보다 30조엔 늘어난 80조엔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그리고 상당히 강력한 강도로 완화정책을 강화한 이유는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기간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얼마나 강한 충격을 줄 것인가에 관심이 몰릴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엔저를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지 중장기적으로는 중립적이거나 오히려 호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이 국내 수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엔화 방향보다 미국이나 중국, 유럽과 같은 주요 수출국의 소비 경제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행의 정책 강화 발표가 있었던 지난 금요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급등했다"며 "최근 세수 부족으로 재정적자 규모 확대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선 엔저 가능성 확대가 오히려 재정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원화의 상대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지난 주 외환시장에 개입됐을 것"이라며 "엔화가 약세로 가더라도 원화가 동반 약세로 간다면 환율 부담은 그만큼 약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