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동' 된 종합상사
종합상사 주가가 실적 부진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반등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LG상사는 3일 전 거래일에 비해 4.62% 떨어지며 1년래 최저가인 2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이후로는 16.9% 떨어졌다. 기관들이 이 기간 LG상사 주식을 116억원어치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대우인터내셔널 주가도 같은 기간 기관들이 240억원어치를 팔며 8.63% 하락했다. GS글로벌과 현대상사는 이 기간 코스피 대비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3개월 기준으로 보면 기관의 순매도세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원인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를 꼽는다. 심혜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종합상사들이 주로 개발하는 연료탄의 경우 2011년 t당 142달러에서 최근 66달러로 급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며 “올 들어 원화 강세로 환차손 규모도 커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LG상사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줄어든 2조8997억원에 그쳤다. 또 23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134.9% 늘어난 349억원을 기록했지만 110억원의 환차손 때문에 순손실을 냈다. SK네트웍스 역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5조4354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8.9% 줄어든 529억원, 순이익은 38.9% 감소한 45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이 돼야 반등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종합상사들이 적자 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작업이 마무리되고 중국 등을 중심으로 자원 수요가 늘어나는 내년이 돼야 실적과 주가 반등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