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터줏대감
매년 새로운 디자인 제품…35년 동안 자리지켜
해외명품에도 안뒤져
최상급 다이아·백금 인증…G20 갈라쇼서도 선보여
오분희 프린세스주얼리 사장(63)은 서울 반포동 프린세스주얼리 본사에 전시된 목걸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작품명은 ‘더 아트 오브 인터렉션(상호작용의 예술)’이다. 프린세스주얼리는 2010년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G20의 퍼스트레이디를 위한 스타일 갈라쇼’에서 국내 주얼리 브랜드를 대표해 이 작품을 선보였다.
○“귀금속 판매하다 자체브랜드”
프린세스주얼리는 1979년 설립된 기업이다. 딸 다섯 중 셋째 딸인 오 사장은 1970년대 초부터 언니, 동생과 함께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아래 상가에서 귀금속을 판매했다. 순금으로 된 쌍가락지, 비취나 산호가 박힌 반지 등이 예물로 오가고 연수정과 자수정처럼 국내에서 나오는 보석들도 인기가 있던 시절이었다. 오 사장은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이아몬드가 일반화되지 않았다”며 “보석이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아주 강했다”고 전했다.
오 사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건 1979년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소공동에 생기면서 입점 의뢰가 들어왔다. 그는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 브랜드 이름은 프린세스로 정했다.
오 사장은 “지금 생각하면 흔한 이름이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며 “매출을 중시하는 백화점에서 35년 동안 한 차례도 밀려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보석 파는 일 신뢰를 파는 것”
오 사장은 처음에는 서울 방배동에 공장을 두고 직영으로 주얼리를 생산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금을 몰래 가져가는 등 관리가 쉽지 않았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뒤로는 전속 공장과 계약해 주얼리를 만들고 있다.
경기가 나쁠 때 타격을 입는 주얼리 산업이지만, 프린세스주얼리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도 35년 동안 끄떡없었다. 오 사장은 “매년 새로운 디자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며 “좋은 품질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을 갖춘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프린세스주얼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롯데백화점 측에서 지방 매장도 내자고 제안했다. 오 사장은 대전에 매장을 냈다가 석 달 만에 철수했다. 직접 맡아 관리해야 고객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보석을 판매하는 것은 신뢰를 파는 것과 다름없다”며 “직원 관리 등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고객의 불신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서만 직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명품에 안 뒤져”
오 사장은 한국 브랜드라고 하면 품질이 떨어질 것이란 선입견에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제품이 티파니, 까르띠에 등 명품 브랜드 제품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프린세스주얼리는 세계플래티넘협회가 인정한 ‘플래티넘(백금) 순도 인증 업체’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공급사 DTC(옛 드비어스)의 최상급 다이아몬드인 ‘라모르’를 취급하고 있다. 오 사장은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예물반지를 하고 있다”며 “품질과 디자인,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