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전세 중개수수료 320만원→160만원으로 낮아져
부동산 중개수수료율이 15년 만에 바뀐다. 집값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매매 거래, 보증금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전세 거래 땐 중개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진다. 현행 수수료율이 책정된 2000년만 해도 집값이 6억원을 넘으면 고가(高價) 주택으로 분류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00년엔 서울에서 매매가 6억원, 전세보증금 3억원 이상 주택은 1% 내외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0가구 이상 서울 아파트 단지의 25~30%가량이 이 기준에 해당할 만큼 집값이 올라 중개수수료율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매매·전월세 수수료 역전 줄어든다

국토부는 매매가 6억원 이상, 전세보증금 3억원 이상 주택의 중개수수료율을 세분화했다. 전세는 그동안 보증금 3억원 이상이면 최고 0.8%를 적용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전세보증금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중개수수료율은 0.4%로 내려간다. 6억원 이상은 종전과 같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셋집을 얻을 때, 집을 살 때보다 더 높은 중개수수료를 내는 이른바 ‘수수료 역전 현상’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4억 전세 중개수수료 320만원→160만원으로 낮아져
예컨대 지금까지는 전셋값 4억2000만원인 서울 상도동 상도래미안3차 전용 84㎡를 임차할 경우 최대 0.8%, 336만원을 중개수수료로 내야 했다. 매매가 5억7000만원인 이 아파트를 살 때의 중개수수료 최대 228만원보다 크게 높은 금액이다. 개정된 수수료율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세를 얻을 때 최대 168만원의 중개수수료만 내면 된다.

또 6억원 이상의 집을 사고팔 때 0.9% 이내에서 협의해 중개수수료를 결정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6억원 이상~9억원 미만은 0.5% 이하에서 정하도록 했다. 9억원 이상(최고 0.9%)과 6억원 미만(0.4~0.6%) 매매 거래 때는 지금의 요율이 유지된다.

○주거용 오피스텔 중개수수료 인하

국토부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요율 체계를 신설했다. 지금까지는 오피스텔을 업무용 시설로 분류, 면적과 가격에 관계없이 무조건 ‘0.9% 이내’ 요율을 적용했다. 앞으로는 부엌과 화장실, 욕실 등 일정 요건의 주거시설을 갖춘 전용 85㎡ 이하 오피스텔은 매매는 0.5% 이하, 임대차는 0.4% 이하 요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3~4년간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용 오피스텔이 전국적으로 10만실 이상 공급되는 등 오피스텔의 상당수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예컨대 지금까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인 오피스텔을 계약하는 임차인은 환산 보증금 8000만원을 기준으로 한 달 월세보다 비싼 최고 72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최대 32만원만 부담하면 되다.

상가와 토지 등은 종전과 같이 수수료율 0.9% 이하에서 협의해 정한다. 국토부는 이날 확정 발표한 중개수수료율 체계 개선안을 바탕으로 ‘주택의 중개보수 시·도 조례 개정 권고안’을 각 시·도에 내려보내 조례 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개정된 요율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