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강세에 원·엔 동반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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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더 많이 떨어져 韓 수출여건 불리…"기준금리 또 내려야"
국내 외환시장은 엔화가치가 얼마나 가파르게 하락하느냐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 하락폭을 원화가 쫓아가지 못하면 엔저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9일 달러당 1047원30전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3거래일간 25원30전(2.4%) 올라 3일 1072원60전에 마감했다. 지난 9월 초 달러당 1010원대까지 내려가며 강세를 보였던 원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달러가 지난달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를 즈음해 고공행진한 것이다. 지난달 말 일본은행이 예상 외의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달러 강세는 더 부각됐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12.90엔대까지 치솟았다(엔화가치 하락).
달러 대비 엔화가치 하락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3거래일 동안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4.87엔(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폭(2.4%)의 두 배에 가깝다. 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엔화가치가 원화보다 훨씬 크게 내렸다는 의미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일본 기업에 뒤처질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3월 수준까지 떨어져 엔저 효과가 다소 상쇄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최근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비슷하게 움직임)가 두드러진다”며 “엔저가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심리도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전문가는 “엔화는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이라서 신흥국 통화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곤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지금은 엔저 자체가 원화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원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여건은 원화 강세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 연구원은 “경상흑자가 쌓여 있는 만큼 월말이 되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다시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방안이 최근 다시 떠오르는 배경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내년 2분기 원·엔 환율은 100엔당 92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환율전쟁 속에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내년 1분기까지 연 1.75%(현재 2.0%)로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지난달 29일 달러당 1047원30전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3거래일간 25원30전(2.4%) 올라 3일 1072원60전에 마감했다. 지난 9월 초 달러당 1010원대까지 내려가며 강세를 보였던 원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달러가 지난달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를 즈음해 고공행진한 것이다. 지난달 말 일본은행이 예상 외의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달러 강세는 더 부각됐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12.90엔대까지 치솟았다(엔화가치 하락).
달러 대비 엔화가치 하락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3거래일 동안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4.87엔(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폭(2.4%)의 두 배에 가깝다. 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엔화가치가 원화보다 훨씬 크게 내렸다는 의미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일본 기업에 뒤처질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3월 수준까지 떨어져 엔저 효과가 다소 상쇄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최근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비슷하게 움직임)가 두드러진다”며 “엔저가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심리도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전문가는 “엔화는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이라서 신흥국 통화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곤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지금은 엔저 자체가 원화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원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여건은 원화 강세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 연구원은 “경상흑자가 쌓여 있는 만큼 월말이 되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다시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방안이 최근 다시 떠오르는 배경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내년 2분기 원·엔 환율은 100엔당 92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환율전쟁 속에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내년 1분기까지 연 1.75%(현재 2.0%)로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