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사외이사가 이달 중 또 한 명 줄어든다. 전산교체 관련 내분사태의 책임을 지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임기가 끝나는 박재환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연임하지 않고 그대로 퇴임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을 지낸 그는 2010년 10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첫 2년 임기 후 1년씩 두 번 연임했다.

모범규준상 박 이사는 1년 더 연임할 수 있다. 그가 한 번 더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는 것은 이른바 ‘KB사태’에 따라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책임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당시 국민은행 사외이사 6명에게 모두 경징계인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9월26일 처음으로 임기가 만료된 오갑수 전 사외이사도 그대로 퇴임했다.

박 이사가 퇴임하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4명으로 줄어든다. 김중웅 이사(2015년 4월), 강희복·송명섭 이사(2015년 9월), 조인호 이사(2016년 4월) 등도 임기가 돌아오면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사외이사들의 잇따른 퇴진으로 은행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공백’ 우려에도 국민은행은 아직 새 사외이사를 뽑을 계획이 없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취임 후 내놓을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라 국민은행 이사회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