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국 중간선거에 쏠린 '눈'…증시 시나리오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눈이 다시 미국을 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임기 국정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띄는 중간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중간선거의 관전포인트는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느냐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100명 중 36명과 하원의원 435명 전원이 새로 선출된다. 현재 상원 100석 중 민주당은 55석, 공화당은 45석이다. 공화당이 민주당으로부터 6석 이상을 빼앗으면 다수당이 된다. 이 경우 8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진다.

대표 리처치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간 미국의 중간선거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940년 이후 중간선거에서 의회 집권당이 바뀐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1개월 평균 수익률 평균은 1.2%다. 집권당이 바뀌지 않았을 당시 수익률 1.5%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에 공화당이 승기를 잡으면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민주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공화당이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며 "2006년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집권 2기)도 중간선거에서 패배 이후 레임덕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로 인해 2006년 9월 말 대비 11월 말 달러지수는 3.5% 하락했다"며 "레임덕이 일본의 양적완화와 맞물리면 국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지난 7월 주요 공화당 의원들은 재닛 옐런 Fed 의장 청문회에서 Fed의 투명성 제고와 관련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게 될 경우 조기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재차 제기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정책은 오바마 케어, 이민 개혁법, 기업 세재 개혁 등이다. 이 중 무역촉진권한(TPA) 복원 이슈는 한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TPA는 미 의회가 협정에 대한 권한을 한시적으로 정부에 위임하는 법이다.

다만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해도 상대 당과 대립각을 세우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화당은 2년 후 대선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대립각을 세워 비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중간선거 종료는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