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명지대 교수가 4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준 명지대 교수가 4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을 있는 그대로 보는 시각이 중요합니다. 우리와 연관된 건 연관된 거고, 멋있고 독자적인 것은 인정해야죠. 편견이나 선입관을 갖지 않고 ‘동아시아 동료 국가’로서 우리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변별해서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공부가 필요하죠.”

1990년대 문화유산 답사 열풍을 불러온 유홍준 명지대 석좌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4 교토의 명소》를 펴내며 일본 문화답사기를 끝냈다. 지난해 일본편 1권 ‘규슈’, 2권 ‘아스카·나라’, 올 5월 3권 ‘교토의 역사’에 이어 이번에 출간한 교토편 두 번째 권 등 총 4권으로 일본 답사의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유 교수는 4일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 문화를 무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본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서술하다 보니 내 소견만 썼다”고 말했다.

1~3권이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일본 역사에서 한반도 도래인(渡來人)들이 전수한 문명의 영향을 문화사적으로 탐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4권에선 교토를 무대로 한반도의 영향을 밑거름 삼아 일본 고유의 문화를 꽃피운 역사적 현장을 답사하며 일본미의 정수와 해답을 찾는 여정으로 구성됐다.

“3권으로 그쳤다면 일본 고대문화는 ‘죄다 우리가 해준 것’으로 인식하는 또 하나의 증언에 머물렀을 겁니다. 한반도의 영향을 받아 일본 문화로 만든 것은 엄연한 그들의 문화임을, 일본이 자기 고유의 문화적 성취를 이뤘음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유 교수는 이번 답사의 주제를 “일본의 정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정원은 일본인의 정신과 문화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일본의 정원을 보면 거기에 서려 있는 사상과 그 배경에 있는 역사를 함께 읽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는 문화유산답사의 기본이 여기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유 교수는 1993년 1권 ‘남도답사 일번지’를 시작으로 2012년 출간한 7권 제주 편까지 나온 국내 편으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이어갔다. 그는 “일본 답사기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와 남한강을 따라 충청도로 내려오는 답사기를 쓰고 있다”며 “충북과 서울에 대한 두 권의 답사기와 강화도와 증도, 보길도 울릉도 독도 등을 돌아보는 섬 편으로 국내 편의 마침표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