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폭이 올해보다 커지는 반면 지방 주택 가격 오름폭은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5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건산연은 내년 수도권 주택(아파트·단독주택·연립 등 포함) 가격은 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분양시장 호조 등으로 올해(1.1%)보다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방 주택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오름폭은 올해(2.6%)보다 둔화된 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에선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하반기 이후 미분양과 미입주, 역전세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주택 전세가격은 월세 전환 증가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로 올해(3.5%)와 같은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에선 입주 물량이 줄어들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예정돼 있어 국지적인 전세난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방에선 전·월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입주 가구는 감소하지만 신규 분양이 많기 때문이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호황을 누렸던 지방 주택시장은 내년 하반기 이후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용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돼야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국내 건설 수주 예상액은 110조원으로 올해(104조9000억원)보다 4.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 투자도 올해 202조원에서 내년에는 209조원으로 3.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회복국면에 진입한 건설 경기가 내년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건설 경기 침체 직전인 2007년 수주액 127조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