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강남 잡아라'…공무원 청약열풍
‘OOO님은 당첨자 명단에 없습니다.’

4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사무실. 공무원들이 한국주택협회 홈페이지에 일제히 접속했다. 세종시 2-2구역에 들어선 한 아파트단지의 공무원특별분양 2차 청약결과가 발표됐기 때문. 이 사무실에서만 5명이 청약했으나 당첨자는 없었다. 실망한 공무원들은 애써 쓴웃음을 짓거나 고개를 떨궜다.

요즘 세종시 공무원들 사이에선 ‘2-2구역 청약열풍’이 불고 있다. 새롬동에 자리한 2-2구역은 총 4개 단지, 7194가구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 청약을 고려하지 않으면 “영원히 세종에 내려오지 않을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2-2구역 내 ‘더샵힐스테이트’의 경우 지난달 29~30일 총 1694가구 중 848가구를 공무원특별공급물량(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으로 청약받았는데 3172명의 공무원이 몰렸다. 일부 평형은 최고 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차에서 미달된 일부 평형(99가구)을 놓고 산업부를 포함한 924명의 부처 공무원들이 2차 청약을 했고, 그 경쟁 결과가 이날 발표된 것이다.

이 같은 2-2구역 청약열풍은 입지와 무관치 않다. 2-2구역은 “세종의 강남이 될 곳”이라는 평이 공무원들 사이에서 돌았다. 정부세종청사와 오송역을 잇는 BRT(고속버스) 정거장이 바로 앞에 있는 데다 주변 상권도 이미 형성돼 있다. 길 건너에는 백화점 입주 계획도 잡혀 있다.

대형 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도 열풍을 몰고온 이유로 꼽힌다. 세종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택지를 조성해 건설사에 분양하고, 건설사가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이 중 2-2구역은 간만에 나온 대형 건설사 브랜드 물량이란 것이다.

세종시 분양업체 관계자들은 “2-2구역 전체적으로 선호되지만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 단지가 단연 인기”라며 “과거 1구역에서도 현대 힐스테이트와 포스코 더샵 아파트 청약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세종=김재후/이현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