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넘버2'는 옛말…기업들, 재무통 전면배치로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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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이원희·박한우·강학서 사장 약진
제일모직·SK·현대오일뱅크 등은 재무통 CEO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관리형 중용…연말 인사 주목
제일모직·SK·현대오일뱅크 등은 재무통 CEO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관리형 중용…연말 인사 주목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기업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관리형 재무통을 내세워 내실을 기하자는 취지다.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 사장급 CFO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엔저가 심화되는 등 경기 불안 요인이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임원 인사에서도 재무전문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각자대표 맡아 CEO와 역할분담
몇 년 전만 해도 5대 그룹 중 사장급 CFO가 있는 곳은 삼성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LG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사장으로 승진하는 CFO들이 늘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CFO는 작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도 지난 7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달 기아차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박 사장은 조만간 임시주총에서 각자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 사장이 국내 영업과 생산을 맡고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해외 부문을 담당하는 형태다. 지난 6월 사장으로 승진한 강학서 현대제철 CFO도 지난달부터 우유철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일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엔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부문 총괄 부사장은 지난 3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삼성과 LG도 CFO를 중용하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은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2년 말부터 삼성전자 CFO로 일하고 있다. 조석제 LG화학 CFO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 사장으로 승진해 회사 위기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CFO를 사장 직급으로 끌어올린 이유는 CEO와 함께 경영전반을 책임지면서 위기 대응 능력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회사 자금 관리만 하던 금고지기가 아니라 CEO의 경영 파트너로 CFO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CEO 1순위된 재무통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무통들이 CEO로 영전하는 일도 늘고 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지난 9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달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 사장은 1983년 현대중공업 재경부에 입사해 줄곧 자금 및 회계 분야에서 일한 재무통이다.
롯데는 CFO 출신을 금융 계열사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 2월 인사에서 롯데그룹 지원실장으로 일하던 채정병 사장이 롯데카드 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롯데쇼핑 재무부문장이었던 김현수 전무가 롯데손해보험 대표로 이동했다.
SK에서도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재무통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 재무팀장 출신인 조대식 사장이 지난해 (주)SK CEO로 취임했고 2003년 소버린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때 재무라인에서 일하던 문덕규 사장과 유정준 사장이 SK네트웍스와 SK E&S CEO로 각각 임명됐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삼성 계열사엔 재무통 출신 CEO가 유난히 많다. 삼성전자 CFO 출신인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삼성그룹 금융일류화추진팀장을 지낸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삼성그룹 재무팀에서 일한 김석 삼성증권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국 통화 환율이 급등락하는 가운데 일본의 양적 완화 확대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연말 인사에서도 재무전문가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인설/유승호/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
◆각자대표 맡아 CEO와 역할분담
몇 년 전만 해도 5대 그룹 중 사장급 CFO가 있는 곳은 삼성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LG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사장으로 승진하는 CFO들이 늘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CFO는 작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도 지난 7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달 기아차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박 사장은 조만간 임시주총에서 각자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 사장이 국내 영업과 생산을 맡고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해외 부문을 담당하는 형태다. 지난 6월 사장으로 승진한 강학서 현대제철 CFO도 지난달부터 우유철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일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엔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부문 총괄 부사장은 지난 3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삼성과 LG도 CFO를 중용하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은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2년 말부터 삼성전자 CFO로 일하고 있다. 조석제 LG화학 CFO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 사장으로 승진해 회사 위기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CFO를 사장 직급으로 끌어올린 이유는 CEO와 함께 경영전반을 책임지면서 위기 대응 능력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회사 자금 관리만 하던 금고지기가 아니라 CEO의 경영 파트너로 CFO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CEO 1순위된 재무통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무통들이 CEO로 영전하는 일도 늘고 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지난 9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달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 사장은 1983년 현대중공업 재경부에 입사해 줄곧 자금 및 회계 분야에서 일한 재무통이다.
롯데는 CFO 출신을 금융 계열사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 2월 인사에서 롯데그룹 지원실장으로 일하던 채정병 사장이 롯데카드 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롯데쇼핑 재무부문장이었던 김현수 전무가 롯데손해보험 대표로 이동했다.
SK에서도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재무통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 재무팀장 출신인 조대식 사장이 지난해 (주)SK CEO로 취임했고 2003년 소버린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때 재무라인에서 일하던 문덕규 사장과 유정준 사장이 SK네트웍스와 SK E&S CEO로 각각 임명됐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삼성 계열사엔 재무통 출신 CEO가 유난히 많다. 삼성전자 CFO 출신인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삼성그룹 금융일류화추진팀장을 지낸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삼성그룹 재무팀에서 일한 김석 삼성증권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국 통화 환율이 급등락하는 가운데 일본의 양적 완화 확대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연말 인사에서도 재무전문가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인설/유승호/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