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 직원들이 가동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 직원들이 가동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파이넥스·리튬 추출 기술 개발…세계 1등 철강社 힘찬 '담금질'
포스코는 지금의 위기를 딛고 재도약하려면 일등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매년 확대하는 배경이다. 생산 규모를 늘리고 원료 자급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이야말로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포스코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1989년 0.93%에서 지난해 1.83%(5160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세계 톱 철강사 중 최고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술의 포스코’를 대표하는 혁신 기술은 차세대 쇳물제조 공법인 파이넥스(FINEX)다. 파이넥스는 기존의 쇳물 생산방법인 용광로 방식을 대체한 기술이다. 2007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값싸고 풍부한 가루 철광석을 원료로 사용하면서도 대기오염 물질을 크게 줄였다. 원료의 사용부터 부산물로 발생되는 가스를 활용한 발전소까지 포함한 전과정 평가(LCA) 기법을 적용했을 때, 유럽의 선진 고로 대비 먼지는 71%, 황산화물(SOx)은 40%, 질산화물(NOx)은 15% 수준으로 적게 배출한다.

포스코는 올해 포항제철소에 연간 생산 200만 규모의 3파이넥스를 가동하면서 연간 생산 350만 체제를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3파이넥스 공장을 본격 가동함에 따라 근대 철강 제조기술을 도입한 지 반 세기가 채 되지 않아 한국도 철강기술 자립국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그동안 세계 철강선진국으로부터 기술 도입 등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도움을 주는 철강사로 위상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추출기술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 포항공장에서 대용량 리튬 추출 실증 플랜트 이송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설비는 아르헨티나 북서부 후후이주의 카우차리 염호에 도착해 연간 200 생산 규모의 대용량 실증플랜트로 준공될 예정이다. 설비가 12월 말 정상 가동되면 리튬 직접 추출기술의 최종단계 검증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걸리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 추출과 달리 화학반응을 이용해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2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진다.

리튬은 2차전지의 주원료로 휴대폰과 노트북PC,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활용된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 배터리 수요가 급증해 주원료가 되는 리튬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세계 1위의 2차전지 생산국이나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리튬시장의 진입 장벽을 고려하면 포스코의 리튬 추출 기술 검증이 완료되면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했다. 포스코는 리튬 추출과 관련해 국내 특허 44건, 해외 특허 76건을 출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