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株 덮친 '엔저 공포'…"수출 악영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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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강주(株)에 번진 '엔저'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국내 철강업체 수출에 걸림돌은 아니라며 우려를 경계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2차 양적완화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나흘 만에 4% 하락했다.
양적완화로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일본과 경쟁관계인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일본중앙은행(BOJ)이 2차 양적완화를 결정한 후 엔·달러 환율은 114엔까지 치솟으며 엔저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국내 철강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 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일본 철강 수출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환율보다 내수 업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반적으로 철강제품의 수출 가격은 내수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내수가 회복되면 철강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내수 물량을 우선 순위에 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의 엔화 약세에도 일본 철강재 수출이 줄어든 이유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엔화약세에도 일본의 철강 수출이 감소했던 이유는 당시 일본 내수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을 확대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철강 수출이 올 2분기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지난 4월 부과된 소비세 탓에 일본 내수 업황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번 양적완화가 내수 회복의 기폭제가 된다면 일본 철강업체들은 다시 내수 시장에 주력할 것이란 의견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가 일본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엔화 약세가 일본 경기 회복을 이끌어 내수가격이 인상될 경우, 한국 업체들에게는 일본 내 점유율 및 기타 지역 수출 확대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철강사들이 얻게 될 가격경쟁력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출가격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일본 고로업체는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일본 철강사들이 수출 증가보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과거 엔화약세 지속 구간에서 수출 가격은 오히려 더 상승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향후 엔화약세가 지속되더라도 일본 업체들의 수출가격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 업체보다 국내 철강업체의 수출 지역이 다변화됐다는 점도 우려를 덜어내는 요인이다.
일본 철강재 수출의 45% 이상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철강재 수출은 동남아(비중 22%) 미국(17%) 중국(15%) 기타(19%) 등으로 분산돼 있다.
방 연구원은 "지난해 신흥국 경제가 위축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 철강사들의 수출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국내 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건 다각화된 수요처를 확보해온 덕"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2차 양적완화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나흘 만에 4% 하락했다.
양적완화로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일본과 경쟁관계인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일본중앙은행(BOJ)이 2차 양적완화를 결정한 후 엔·달러 환율은 114엔까지 치솟으며 엔저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국내 철강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 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일본 철강 수출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환율보다 내수 업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반적으로 철강제품의 수출 가격은 내수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내수가 회복되면 철강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내수 물량을 우선 순위에 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의 엔화 약세에도 일본 철강재 수출이 줄어든 이유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엔화약세에도 일본의 철강 수출이 감소했던 이유는 당시 일본 내수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을 확대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철강 수출이 올 2분기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지난 4월 부과된 소비세 탓에 일본 내수 업황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번 양적완화가 내수 회복의 기폭제가 된다면 일본 철강업체들은 다시 내수 시장에 주력할 것이란 의견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가 일본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엔화 약세가 일본 경기 회복을 이끌어 내수가격이 인상될 경우, 한국 업체들에게는 일본 내 점유율 및 기타 지역 수출 확대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철강사들이 얻게 될 가격경쟁력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출가격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일본 고로업체는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일본 철강사들이 수출 증가보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과거 엔화약세 지속 구간에서 수출 가격은 오히려 더 상승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향후 엔화약세가 지속되더라도 일본 업체들의 수출가격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 업체보다 국내 철강업체의 수출 지역이 다변화됐다는 점도 우려를 덜어내는 요인이다.
일본 철강재 수출의 45% 이상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철강재 수출은 동남아(비중 22%) 미국(17%) 중국(15%) 기타(19%) 등으로 분산돼 있다.
방 연구원은 "지난해 신흥국 경제가 위축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 철강사들의 수출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국내 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건 다각화된 수요처를 확보해온 덕"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