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5일 오전 4시11분

롯데쇼핑이 국내 백화점과 마트 점포를 팔아 5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 8월 백화점·마트 점포를 매각해 6000여억원을 마련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국내 백화점 및 마트 점포를 묶어 팔기 위해 다이와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90조원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우정사업본부가 유력한 인수 주체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점포를 팔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전체 매각 금액은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며 “우정사업본부가 펀드를 통해 전부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매각과 동시에 장기 임차 계약을 맺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 운영을 계속할 방침이다. 부동산을 팔아 목돈을 확보하는 대신 점포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바꾸는 셈이다. 매각 자금은 기존 차입금 상환과 신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지난 8월에도 롯데백화점 일산점 등 백화점 및 점포 7곳을 20년간 임차하는 조건으로 KB자산운용에 6017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업계에선 당초 매각 대상이었던 18개 점포 중 팔리지 않은 11곳이 이번 매각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잇단 자산 매각은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2010년부터 중국과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에 공격적으로 점포를 낸 데다 GS백화점·마트, 하이마트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2009년 말 51.3%이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69.3%로 높아졌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월 재무구조 악화 등을 이유로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낮췄다.

하헌형/이태호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