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 인재포럼 참관 특별기고] "人材가 미래다" 확인한 시간
필자는 행원급 직원부터 책임자와 관리자급, 임원에 이르기까지 하나금융그룹 내 여러 직원들과 다양한 형태의 소통 행사를 갖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에 같이 산에 오르기도 하고 달빛을 보면서 둘레길을 걷기도 한다. 같이 모여 한 곳을 향하며 여러 시간을 함께 걷다 보면, 공동체의식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또 여러 의견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종종 행사가 끝나고 가벼운 대화 시간을 갖기도 하는데,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일 잘하는 직원이 놀기도 잘 놀고, 잘 노는 직원이 일도 잘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혼자서만 튀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보다는 다같이 잘되려고 협업하고 조력하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공자는 논어 옹야편에서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해 아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공통의 목표를 향해 신뢰를 바탕으로 즐겁게 협업하면서 신바람 나게 일을 즐기는 직원이 많을수록 조직에 크나큰 활력소가 되고 더 좋은 성과도 낼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올초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란 새 그룹비전을 선포했다. 물론 새 직원을 채용할 때도 이런 비전에 맞는 전문역량과 리더십을 겸비한 인재를 찾고자 노력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뢰와 통합의 인재’라는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의 주제는 그 어느 해의 주제보다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글로벌한 열린 마인드로 신뢰감 있고,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함께 즐기며 협업해 통합할 수 있는 인재야말로 이 시대의 리더이자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글로벌 인재포럼은 교육부, 한국경제신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최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포럼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인재포럼에 학계와 교육계뿐 아니라 산업계와 경제단체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한민국을 짊어질 가장 소중한 자산이 ‘인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에서는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연사로 나와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로 자리잡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고’, ‘인성 등 기본적인 소양교육 경시’ 등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과 이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사회구성원 간 불신풍조가 만연해 있는 최근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시의적절한 내용이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기조연설에서 사회통합과 신뢰구축을 위한 다양한 발전 전략을 제시해 주었고, 존 가트맨 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경험에 의거한 신뢰의 이론과 사랑의 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는 법, 배신의 아픔으로부터 어떻게 치유가 가능한지에 대한 해법을 수학적 논리에 근거해 풀이한 점이 인상 깊었다.

필자는 빛나는 눈으로 경청하는 청중 속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한 것에 대한 해법은 분명 존재한다.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정책에 반영돼 실현된다면 우리 사회에는 신뢰와 통합의 글로벌 인재가 넘치게 될 것이고, 그 인재들 덕에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글로벌화로 국가 간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세계를 무대로 한 인력이동은 일상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한국의 우수 인재들이 해외로 진출하기도 하고, 해외의 우수 인재가 국내에서 활약하기도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이 신뢰와 협업을 바탕으로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인재가 곧 미래인 것이다.

김정태 < 하나금융그룹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