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2일 서울 단대부고에서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공채 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한경DB
지난 10월12일 서울 단대부고에서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공채 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 취업준비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한경DB
삼성의 새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제도는 ‘삼성 고시’로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 자격을 ‘직무적합성 평가’ 합격자로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직무적합성은 연구개발·기술·소프트웨어 직군(주로 이공계)은 전공, 영업·경영지원 직군(주로 인문계)은 에세이로 평가한다. 삼성은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 시험 위주의 획일적 채용 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큰 틀에서 뭐가 달라지나.

현재 공채는 ‘SSAT-실무면접-임원면접’ 3단계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직무적합성 평가-S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 5단계로 바뀐다.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과해야 SSAT를 볼 수 있다. 학점과 영어점수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 직군별로 필요한 직무 역량이 있는지 따지는 절차를 둬 SSAT 응시자 수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 SSAT 응시자는 얼마나 줄어드나.

연간 20만명 규모인 SSAT 응시자가 줄어드는 건 맞다. 하지만 얼마나 줄어들지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
[확 바뀐 삼성고시] 삼성, 이공계-'전공' 인문계-'에세이' 평가…창의성 면접 도입
▷ 직무적합성 평가는 어떻게 진행하나.

직군별로 직무 역량을 평가한다. 연구개발·기술·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 능력을 평가한다. 이수한 전공과목의 수, 난이도, 학점이 평가 잣대다. 삼성은 “‘학점 인플레’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일단 대학의 학점 제도를 신뢰한다는 전제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경영지원 직군은 직무 에세이를 본다. 직무적합성 평가는 삼성의 현업 직원들이 참여하며 지원자의 출신 학교나 이름 등 개인정보는 모두 가려진다.

▷ 서류전형의 부활 아닌가.

출신 대학이나 어학연수처럼 직무와 무관한 스펙(자격)은 전혀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인 서류전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공 학점 외에 4년간 평균 학점, 자격증도 제출할 필요가 없다.

▷ 직무 에세이는 어떻게 써야 하나.

해당 직무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준비했는지 쓰면 된다.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게 아닌 만큼 내용이 중요하다. 예컨대 영업직은 리더십, 협업 능력, 사교성을 잘 드러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자기소개서와 뭐가 다른가.

자기소개서는 성장 배경이나 지원 동기를 쓰는 반면 직무 에세이는 직무 관련성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게 차이점이다. 계열사별로 안내할 예정이다.

▷ SSAT 단계에서 달라지는 점은 없나.

직군별로 차이가 있다. 연구개발·기술 직군은 직무적합성 평가 우수자에게 상당한 가점을 주기로 했다. 아예 SSAT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담이 줄어든다. 공학인증제도(ABEEK)는 가산점과 무관하다. 소프트웨어 직군은 SSAT를 안 보는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를 치러야 한다. 4시간 동안 특정 주제에 대해 코딩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실기시험이다. 영업·경영지원 직군은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SSAT를 치른다

▷ 창의성 면접은 어떻게 진행하나.

면접위원과 지원자의 토론 방식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논리 전개 과정을 평가한다.

▷ 기존 ‘열린 채용’ 기조는 유지되나.

그렇다. 전체 채용 인원 중 ‘지방대 35%, 저소득층 5% 채용’ 원칙은 변함이 없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