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업가 정신'이 빈곤층도 살린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16%가 4인 가구 기준으로 연간 소득 2만3050달러 미만의 빈곤층에 해당한다. 실제로는 25~75세의 미국인 중 58.4%가 미 정부가 정한 빈곤층 기준보다 적은 금액을 지출한다. 원래 중산층이었던 이들은 월급을 받으면 그 다음달 월급을 받을 때까지 허덕이고, 대출 상환 날짜가 다가오거나 카드결제 지연 수수료가 나가는 것을 보며 근심한다. 이들은 돈 걱정에 시달리며 희망과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다.

미국의 기업가이자 사회운동 지도자인 존 호프 브라이언트는《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본주의를 구하는가》에서 자본주의의 불평등 문제를 꼬집는다. 그는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금융과 기업가 정신 교육’을 통한 기회와 희망을 제시한다. 불평등 연구로 큰 반향을 일으킨 토마 피케티 교수가 ‘자본세’를 통해 소득재분배를 얘기한 것과 사뭇 다르다. 그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줌으로써 불평등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이는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와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빈곤층과 흔들리는 중산층에는 정부 지원이나 소액 대출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돈을 주는 대신 ‘돈의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빈곤층의 청소년에게 경제 독해력을 키워주고, 비즈니스를 통한 경제적 성공에 대한 포부를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자본주의가 꿈도 희망도 잃어버린 사회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