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무상급식에 밀린 학교 건강매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서울 정동에 있는 이화여고에선 2009년부터 학교 매점에서 바나나와 사과 등 과일을 팔고 있다. 컵라면, 쫄면 등 학교 매점에서 그동안 판매됐던 고열량·저영양 식품 대신 제철과일과 영양식 등을 파는 건강매점이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소년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비만을 막겠다며 주도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이화여고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서울 시내 중·고교 711곳 중 57곳에 건강매점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2012년엔 맞벌이 부모가 있는 가정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침을 거르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매점에서 과일·유제품을 제공하는 아침밥 클럽도 운영했다. 지난해까지 10개 학교에서 운영됐다.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도 좋아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매년 지원 대상을 늘려왔다. 지난 한 해 동안 건강매점에서 2만9136개의 과일이 팔렸다. 서울시가 건강매점과 아침밥 클럽에 매년 지원한 예산은 7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건강매점과 아침밥 클럽 운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7억원의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축이 된 시의회에서 “건강매점보다 더 중요한 사업이 많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제철과일 등의 건강식품이 일선 학교까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왔다. 서울시 지원이 끊기면서 대부분의 학교 매점에서 과일 판매가 중단됐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다른 곳에 쓸 예산이 많아 내년에도 관련 예산을 다시 배정할 계획은 없다”며 “건강매점 사업은 완전히 백지화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건강 향상을 위해 추진했던 건강매점 사업이 5년 만에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무상복지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서울시의 상황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올해 초·중교 무상급식 시행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1418억원에 이른다. 건강매점 예산은 무상급식 예산의 0.5%에 불과하다. 학생들에게 과일과 아침밥은 더 이상 못 주겠다는 서울시의 발상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이화여고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서울 시내 중·고교 711곳 중 57곳에 건강매점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2012년엔 맞벌이 부모가 있는 가정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침을 거르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매점에서 과일·유제품을 제공하는 아침밥 클럽도 운영했다. 지난해까지 10개 학교에서 운영됐다.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도 좋아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매년 지원 대상을 늘려왔다. 지난 한 해 동안 건강매점에서 2만9136개의 과일이 팔렸다. 서울시가 건강매점과 아침밥 클럽에 매년 지원한 예산은 7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건강매점과 아침밥 클럽 운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7억원의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축이 된 시의회에서 “건강매점보다 더 중요한 사업이 많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제철과일 등의 건강식품이 일선 학교까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왔다. 서울시 지원이 끊기면서 대부분의 학교 매점에서 과일 판매가 중단됐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다른 곳에 쓸 예산이 많아 내년에도 관련 예산을 다시 배정할 계획은 없다”며 “건강매점 사업은 완전히 백지화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건강 향상을 위해 추진했던 건강매점 사업이 5년 만에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무상복지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서울시의 상황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올해 초·중교 무상급식 시행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1418억원에 이른다. 건강매점 예산은 무상급식 예산의 0.5%에 불과하다. 학생들에게 과일과 아침밥은 더 이상 못 주겠다는 서울시의 발상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