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0가구 재건축 이사 날짜 잡혔다…고덕주공發 전세대란 '째깍째깍'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아파트들이 연말부터 줄줄이 이주에 들어간다. 이곳 재건축 대상 단지들이 속속 시공사와 본계약을 맺고 이주 일정을 확정하고 있다. 앞으로 1~2년간 6개 단지, 8250가구의 이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인근 지역에 전·월세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주 시기 속속 합의

8250가구 재건축 이사 날짜 잡혔다…고덕주공發 전세대란 '째깍째깍'
고덕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은 다음달부터 이주에 들어가기로 시공사(현대산업개발)와 합의했다.

이 단지는 그동안 무상지분율(추가 분담금 없이 배정받는 아파트 면적의 비율)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가 줄다리기를 해왔다. 2012년 본계약 당시 시공사가 약속한 무상지분율은 141%였다. 그러나 시공사는 주변 시세 하락,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무상지분율을 낮출 것을 요구해 왔다.

조합은 지난달 11일 총회를 열어 무상지분율을 114%로 낮추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주는 관리처분계획 승인이 떨어지는 연말부터 하기로 했다. 이주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2015년 6월쯤 착공에 들어가 2017년 10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일반분양 물량도 늘어났다. 당초 410가구에서 568가구로 재건축하기로 했지만, 설계변경을 통해 687가구로 늘렸다.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대우·현대·SK건설과 내년 3월부터 이주하기로 합의했다. 설계변경 건축심의가 내년 2월까지 종료돼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일정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조합은 보고 있다. 이 단지는 최근 설계변경을 통해 중소형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도급제 변경 잇따라

사업 방식 변경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당초 고덕지구 재건축조합들은 시공사가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지분제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그러나 시공사들은 주변 시세 하락 등을 이유로 최근 단순히 공사만 진행하는 도급제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조합들은 처음에는 이를 거부했지만 하나둘 수용하고 있다.

고덕주공7단지는 최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꾸는 사업 방식 변경 안건을 67.5%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이 단지는 2010년 무상지분율 163%를 제시한 롯데건설과 시공권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도급제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자 반발이 일기도 했지만 조합원들이 도급제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이 단지는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10월께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덕주공5단지 조합도 내달 사업 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하는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하면 설계변경 관리처분총회 등을 거쳐 내년 말께 이주에 들어갈 전망이다.

고덕주공3단지와 고덕주공6단지는 뜻하지 않은 변수를 만났다. 고덕주공6단지는 지난 8월 조합원총회를 열어 도급제 변경을 요구하는 시공사(두산건설)와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두산건설이 이에 반발하고 있어 사업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덕주공3단지의 경우 시공사와 본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조합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