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서 근무하는 다른 나라 국적의 인재를 접하는 일은 이제 보기 드문 풍경이 아닙니다. 실제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HR코리아가 최근 우리나라 직장인 3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를 방증하고 있는데요.

설문에 참여한 국내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꼴인 48.8%가 “일터에 외국인 직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직원이 포진한 업무론 ‘영업 또는 기술영업’가 21.4%로 가장 많습니다. ‘기획과 전략’ 20.5%, ‘연구개발 R&D’ 16.2%, ‘마케팅’ 12.8% 순으로 외국인 직원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
사진=JTBC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
그렇다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어떤 유형의 외국인 인재에 대해 동료로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을까? 이를 위해 세계 청년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여러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한 종편TV [JTBC]의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G11’에 출연중인 외국인들에 대해 ‘인기투표’를 해 보았습니다. [조사주체 = HR코리아, 테마 = 함께 일하고 싶은 글로벌 인재유형]

그 결과, 독일 출신의 다니엘 린데만이 전체 응답자의 20.7%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직장인들은 린데만에 대해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매너를 갖췄다는 평가를 내놓았네요.

다음 매사 긍정적인 성격의 이탈리아의 ‘알베르토 몬디’ [16.9%]가 2위, 다양한 경험과 재능이 많은 벨기에의 ‘줄리안 퀸타르트’와 유쾌한 분위기인 메이커 가나의 ‘샘 오취리’ [14%]가 공동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터키의 ‘에네스 카야’는 주관과 소신이 뚜렷해서 좋다는 이유로 응답자의 12.7% 지지로 일하고 싶은 글로벌 인재 톱5에 포함됐습니다.

국내 직장인들은 이와 반대로 ‘함께 일하기 힘들 것 같은 글로벌 인재유형’을 묻는 질문에 15.9%가 일본의 ‘테라타 타쿠야’를 1위로 꼽았습니다. 테라타의 경우 “너무 나서지 않아 소심해 보인다”는 게 국내 직장인들의 평가입니다.

특히 터키의 에네스 카야는 국내 직장인들의 평가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형편이네요. 함께 일하기 힘들 것 같다는 순위에서도 2등 [15.2%]을 차지했습니다. 응답자들은 그가 “정색을 잘 하고 고지식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국내 직장인들은 이와 함께 미국 출신의 타일러 라쉬의 경우 ‘그처럼 똑똑한 사람 밑에서 일하는 부하직원은 할 일이 없어 안 된다’는 이유로 함께 일하기 힘든 글로벌 인재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출신의 장위안에 대해선 “보기와 다르게 ‘허당’ 기질이 엿보인다’며 함께 일하기 힘들 것 같은 글로벌 인재 유형으로 국내 직장인들은 들었습니다

HR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설문결과와 관련, “국내 직장인들의 경우 능력과 스펙도 좋지만 함께 일할 때 서로 배려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외국인 인재를 선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조직 융화와 친화력 높을 것 같은 출연자에 같이 일하고 싶다고 대답한 점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더군다나 ‘함께 일하기 힘들 것 같은 글로벌 인재유형’ 설문에서 상위권에 오른 출연자에 대해 “협업이 잘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너무 소극적이거나 자신이 주장을 지나치게 강할 경우 팀플레이에 되레 방해된다는 것을 지적하는 셈입니다.

최경숙 HR코리아 부사장은 “내국인, 외국인을 막론하고 비슷한 스펙과 능력을 가진 인재가 많아진 환경에서 팀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 일하고 싶은 업무환경을 만들 줄 아는 인재가 진짜 글로벌 인재라는 사실을 이번 설문이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