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중계기업체 에스에이티가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최대주주 흥아 측의 지휘 아래 사업 다각화의 틀을 잡아가며 실적 회복 기회를 노리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에이티는 전날 9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발행대상은 에스에이치씨 이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다. 만기일은 2020년 11월6일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1474원이다.

에스에이티 측은 CB 발행 배경에 대해 "제주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스에이티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제주산업 주식 9만4998주(지분 80%)를 87억9900만원에 취득키로 결정한 바 있다.

에스에이티의 제주산업 인수는 최대주주의 전략적 판단이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흥아 측이 에스티에이를 중심으로 신규사업 진출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 타이어업체 흥아는 지난 3월 에스에이티의 최대주주인 에프넷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번에 인수하는 제주산업은 에스에이티가 수년째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는 점에서 구원투수가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동통신 중계기가 주력 사업인 에스에이티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통신망 투자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2년동안은 영업 적자를 면치 못했고, 올 상반기에도 1억55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에스티에이는 경쟁력이 떨어진 이동통신 중계기 사업 대신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엔 한국도로전산과의 합병을 통해 교통장비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에 인수하게 될 제주산업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로 지난해 12월 기준 자본금은 11억8700만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74억6000만원, 영업이익은 10억1600만원, 당기순이익은 11억6200만원이었다.

에스에이티 관계자는 "지난해 합병 효과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에 인수하는 제주산업의 실적도 내년부터 반영되면서 회사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행한 90억원 규모의 CB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신주인수권 행사로 55억원의 내부 유보자금을 마련하는 등 상환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CB 발행을 결정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만기일이 있는 2020년까지 기존 자금에 신규 사업을 통한 수익을 더해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