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7시 인천 구월동에 있는 SBI저축은행 인천지점. 영업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수십명이 몰려 있었다. 이들을 위해 SBI저축은행은 저녁 9시까지 영업을 연장해야 했다. 사람들이 몰린 것은 정기예금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이 지점은 지난 5일 문을 열면서 1년 만기에 연 3.2%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500억원 한도)을 내놨다. 오랜만에 선보인 연 3%대 예금이어서 사람들이 몰렸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금리를 높게 주는 특판예금에는 가입자가 줄을 잇는다. 올해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상품에 가입하려는 움직임도 바쁘다.
뜸 들이다간 놓친다 "고금리·절세상품 막차 타자"
○“빨리 움직이면 돈 번다”

SBI저축은행 각 지점은 요즘 점심시간이 되면 직장인들로 가득 찬다. 지난 3일 최고 연 5% 금리(1년 만기)를 주는 ‘다함께정기적금’을 선보이고 나서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4.6%에 5명 이상 함께 영업점에 방문해 가입하면 0.4%포인트를 더 얹어준다. 판매 한도는 1000억원이다. 하루 평균 100억원 이상 팔리면서 지난 6일까지 500억원이 소진됐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다음주 중 판매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이 지난 9월 중순 출시한 ‘생활의 달인 적금’도 고금리에다 선착순 판매라는 조건이 붙어 서둘러 가입해야 할 상품이다. 이 적금은 최고 연 5.5% 금리(1년 만기 )에 3만계좌만 선착순 판매한다. 출시 한 달여 만에 1만4000계좌가 팔렸다. 연내 한도가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아주저축은행이 지난달 27일 창립을 기념해 선보인 정기예금도 판매 한도가 거의 다 찼다. 최고 연 2.8%(1년 만기)를 주는 이 상품은 300억원 한도에 250억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이달 중 출시하는 연 3%대 위안화 예금에도 자산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억위안(약 710억원) 한도로 판매되기 때문에 서둘러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생계형은 연내 가입해야 절세”

연내에 가입해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종합저축이 대상이다. 두 상품은 내년에 비과세종합저축으로 통합되면서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세금 혜택도 줄어든다.

생계형저축의 경우 연내 가입하면 60세 이상 등은 3000만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금우대종합저축도 20세 이상은 1000만원 한도, 60세 이상 등은 3000만원 한도로 분리과세(세율 9.5%) 되기 때문에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계형저축은 예·적금뿐 아니라 채권, 펀드 등으로 투자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일규/이지훈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