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52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 29초 119 영화제 수상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52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 29초 119 영화제 수상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엄마, 아빠는 언제 와?” 어린 아들은 연신 엄마에게 묻는다. 변기에 앉아서도, 치아를 닦으면서도 관심사는 온통 아빠뿐이다. 화재현장에 출동했던 아빠가 밤늦게 초인종을 누르자 아들은 득달같이 뛰어 나간다.

소방관 가장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포착한 장영환 감독의 ‘힘내라 119’가 7일 서울 잠실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52주년 소방의 날 기념 ‘29초 119 영화제’에서 영예의 대상(소방공무원부)을 차지했다.
소방의 날 식전행사로 열린 29초 119 영화제에서 부문별 대상·최우수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소방의 날 식전행사로 열린 29초 119 영화제에서 부문별 대상·최우수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제52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식전행사로 소방방재청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이날 영화제에서 소방공무원부, 일반부, 청소년부 등 세 부문 출품작 102편 중 수상작 14편을 만든 감독들에게 상금과 상패가 전달됐다. 소방공무원부에서는 소방공무원이 연출한 출품작 28편 중 4편이 상을 받았다. ‘국민안전 골든타임을 지키는 대한민국 소방관’ 등을 주제로 열린 이번 영화제 수상작은 국민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홍보 목적으로 쓰인다.
[29초 영화제] "아빠 언제와?" 소방관 아빠 기다리는 아들 '뭉클'
일반부 대상은 조상현 감독 외 2인의 ‘숨소리’, 청소년부 대상은 안기현 감독의 ‘갈등’에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신준현·김민영 감독의 ‘평범하지 않은 발걸음’(소방공무원부), 고건 감독의 ‘프랭크 콜’(일반부), 최준희 감독의 ‘우리들의 골든타임’(청소년부)이 각각 차지했다. ‘평범하지 않은 발걸음’은 골든타임을 엄수하기 위해 주변을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보는 소방관의 행동을 포착했다. ‘프랭크 콜’은 수많은 장난전화로 지친 소방관이 그나마 큰 사고가 없다고 안도하는 순간, 출동 명령이 내려지는 상황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우리들의 골든타임’은 누구에게나 골든타임이 있다는 사실을 여동생의 비극을 통해 되새겨보는 이야기다.

소방공무원 3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 박 대통령을 수행한 조윤선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아빠 소방관을 기다리는 아들의 모습이 감동적”이라며 “안전이나 성폭력,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으로 산다는 것’ 등 다양한 주제로 29초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한국경제신문 측에 이날 수상작뿐 아니라 지난달 ‘한식 29초영화제’ 수상작을 모아서 보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소방관들은 국민이 가장 신뢰하고 필요로 하는 분”이라며 “화재 진압에서 구조와 구급 등으로 역할과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좀 더 나은 여건에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