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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KB금융 인사에 들끓는 '파리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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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창민 금융부 기자 cmjang@hankyung.com
    [취재수첩] KB금융 인사에 들끓는 '파리 떼'
    “네 의원님. KB금융 부사장이요? 아…. 알겠습니다만….”

    최근 정부 고위 관료 사무실에 들렀다가 우연히 듣게 된 통화 내용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모 국회의원의 전화였다. 자세한 내막을 듣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올 연말 KB금융 인사를 앞두고 온 청탁전화였다. 그 관료는 기자와 차를 마시는 동안에 국회의원으로부터 이 같은 전화를 두 통이나 더 받았다.

    그 관료는 전화를 끊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금이 어떤 때인데 참내….”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떤 때’인가. 이른바 ‘KB사태’로 인해 한 해 동안 금융권 안팎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했다가 이제야 잠잠해진 때다. 낙하산 인사로 지목돼온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내분 끝에 동반 퇴진하고, 내부 출신인 윤종규 씨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가까스로 사태가 봉합된 직후다. 세월호 사건 여파로 불거진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 탓에 관료들도 납작 엎드려 있다. 그런 때다.

    그런데 ‘정피아(정치인+마피아)’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분위기다. 1년 전과 크게 바뀐 게 없다. 차기 회장 내정자가 KB금융의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벌써부터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자기 사람을 챙기기 위해 여전히 분주하다. 지난해 임 전 회장이 외부에 진 ‘빚’ 때문에 그들이 요구하는 사람을 계열사 대표나 주요 임원으로 앉혔다가 KB금융이 이 지경까지 온 것쯤은 괘념치 않는 모양새다.

    기자는 답답한 마음에 윤 내정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했다. “제가 마음을 독하게 먹는 수밖에 없지요. 한 번 (정치권으로부터) 욕먹고 만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외부 인사청탁을 근절하겠다는 말로 들렸다.

    KB금융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그 성패의 첫 단추가 바로 올 연말 ‘제대로 된’ 임원 인사다. 그런데 벌써부터 ‘파리 떼’가 들끓어서야 되겠는가. 윤 내정자가 만신창이가 된 조직을 다시 추스를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

    장창민 금융부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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