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자본의 투입을 늘려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로 생산성에 군불을 때야 할 시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국내 지식재산 투자의 특징과 주요국 비교’ 보고서에서 성장률 부진과 성장잠재력 저하라는 장기 과제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이 같은 처방을 내놨다.

보고서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앞으로 한국의 노동 공급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저축률이 하락하고 투자도 둔화돼 자본 투입 증대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선 노동과 자본 외에 생산량을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인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제언이다. 이어 생산성 향상의 열쇠는 지식과 인적자본, 금융 및 노동시장의 효율화 등을 끌어올릴수 있는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식재산 투자란 연구개발(R&D) 투자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비R&D 투자로 나뉜다.

지식재산 투자가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등했다. 연간 경제성장률에서 지식재산 투자가 담당한 비중을 뜻하는 지식재산 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2001~2008년) 평균 6.5%에서 금융위기 이후(2009~2013년) 15.6%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3%였다면 그 15.6%인 0.47%포인트는 지식재산 투자에 따른 것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지식재산 투자가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7%로 미국(5.1%), 호주(2.5%), 캐나다(2.0%) 등에 비해 높다.

다만 정부와 민간 간 지식재산 투자의 불균형이 심하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