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주가 9일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앞서 카탈루냐주 정부는 중앙정부의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보류 결정에도 불구하고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비공식 투표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6세 이상 카탈루냐 주민과 거주 외국인 540만명이 이날 주민투표에 나섰다. 이번 비공식 투표는 강제력은 없지만 투표 결과 찬성률이 높게 나타나면 중앙정부와 공식 주민투표 등을 논의하는 데 있어 카탈루냐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번 독립투표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WSJ는 “지난 6년간 유럽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카탈루냐인들이 남부가 정부 보조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카탈루냐주에서 중앙정부나 다른 주정부로 나가는 순이전 금액은 이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8%에 달한다.

카탈루냐주가 내는 세금 등을 재원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는 스페인 남부지역 주민들은 분노와 불안이 뒤섞인 감정으로 이 투표를 지켜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남부 엑스트레마두라주의 1인당 소득은 카탈루냐 소득의 60%에 불과하고 실업률은 28%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의 지원금 없이는 주정부 운영이 어렵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