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분양시장이 3년 만에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하는 등 회복세를 띠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F15블록’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주택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한경DB
인천 송도국제도시 분양시장이 3년 만에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하는 등 회복세를 띠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F15블록’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주택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한경DB
지난 5일 1·2순위 청약을 받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F15블록(832가구)’ 아파트는 1순위에서만 평균 3.3 대 1의 경쟁률(청약자 수 2765명)을 기록했다. 송도에서 1순위 마감 기록이 나온 것은 3년 만이다. 전체 9개 주택형 중 전용 85㎡ 초과 중대형 3개 주택형(95㎡A·B, 108㎡)을 제외한 중소형 6개 주택형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59㎡A는 70가구에 946명이 신청해 청약 경쟁률이 13.5 대 1에 달했다. 중대형 3개 주택형도 이튿날인 6일 3순위에서 최고 19.4 대 1(95㎡A)로 나란히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서울·경기 청약자 몰리는 송도

송도 분양시장 부활…3년 만에 1순위 마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급 증가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송도국제도시 주택시장이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부활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다.

서울과 경기 등 비(非)인천지역 1순위 청약자 추이를 보면 송도의 회복세가 감지된다. 거주지역이 아닌 곳에 청약하는 이들은 주로 전매나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 이런 청약자가 많다는 것은 향후 시세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인천에서 분양한 ‘유승 한내들’ ‘도화 서희 스타힐스’ ‘송도 호반 베르디움’ ‘계양 코아루’ 등 4개 단지, 3722가구에 청약한 서울·경기 1순위 청약자는 66명으로 전체 1순위 청약자 737명의 9%에 그쳤다. 그러나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F15블록 1순위 서울·경기 청약자는 643명으로 전체 1순위 청약자(2765명)의 23%에 달했다.

‘9·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신도시 개발 잠정 중단과 내년 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 요건 완화(가입 2년→1년) 등을 앞두고 송도에 관심을 갖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대표는 “대규모 신도시라는 희소가치와 최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비율이 75%에 달해 청약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인천 입주 물량·미분양 동반 감소

송도와 청라, 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아온 과잉 공급 문제가 해소 조짐을 보이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2004년 이후 최근 10년간 연평균 1만9273가구에 달했던 인천 입주 아파트는 2012년 2만627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1만가구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6년에는 7000여가구 수준까지 감소한다.

지난해 말 2482가구에 달했던 인천 미분양 아파트도 올 들어 1834가구가 새로 공급됐음에도 지난달에는 978가구까지 줄었다. 올해 분양 소진 물량만 3338가구에 이른다.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데 반해 신규 수요는 늘고 있다. 인천 인구는 2010년 4만7717명이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4만2978명, 2012년 4만2707명, 2013년 3만5801명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입주하는 등 국제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둥지를 튼 송도는 분양가보다 최고 2000만원까지 웃돈도 붙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분양가가 3억1800만원이었던 송도 그린워크 1차 전용 59㎡는 이달 3억38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아파트 84㎡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높은 4억3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