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왼쪽), 세이케 게이오대 총장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 세이케 게이오대 총장
“좋은 인재는 스펙이 아니라 정열을 갖고 팀워크를 중시하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세이케 아쓰시(淸家篤) 일본 게이오대 총장과 대담을 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이렇게 제시했다. 세이케 총장은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 인재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신 회장은 “스펙 좋은 사람을 채용해 보면 팀워크가 부족하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학창시절에 팀 단위의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리더십과 협동심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성 인력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창의력은 조직 내 다양성에서 나온다”며 “앞으로 롯데그룹 임원의 3분의 1은 여성으로 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담에선 고령화 대책도 논의됐다. 세이케 총장은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제도를 유지할 경우 고령자 인건비 상승으로 신입사원 채용이 곤란해진다”며 “40대 이상 근로자의 직급과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회장도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국가와 기업의 책무”라며 “고령화로 인해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지만 55세 이후 임금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인재 고용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신 회장은 “앞으로 5~10년 내에 해외 사업을 위한 외국인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현지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되도록 외국인이 맡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