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도 그동안 개발이 제한됐던 녹지에 대규모 기숙사를 신축한다.

서울대는 10일 “관악구 낙성대 인근 학교 부지 1만8000㎡에 외국인 학생 등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외국인 기숙사’(가칭) 신축 계획을 수립해 내년 중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축 기숙사는 10층짜리 건물 3개동 규모로 사업비 332억원이 투입된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숙사 신축을 추진해 왔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기숙사 입사경쟁률은 2.9 대 1로 서울지역 대학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관악캠퍼스 인근이 비오톱(생물군집 서식공간) 1등급지 등 개발행위 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서울시가 지난해 5월 기숙사 확충을 위한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대학가 주변 비오톱 등급을 재조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서울시는 대학 소유 땅 118만㎡의 비오톱 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상향 조정된 면적은 42만㎡에 그쳤다.

규제 완화로 부지 면적이 가장 넓은 서울대의 경우 43만㎡가 하향 조정돼 가장 큰 혜택을 봤다. 서울대 관계자는 “후문에서 낙성대 사이 부지의 비오톱 개별평가 등급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내려가 기숙사 신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비오톱 유형평가가 1등급이더라도 개별평가가 2등급 이하면 개발이 가능하다.

서울대의 기숙사 신축은 30년이 넘은 기존 기숙사 7개동의 재건축과 연계돼 추진된다. 2017년 기숙사 신축이 완료되면 기존 7개동의 기숙사 학생 1000여명을 신축 건물로 이주시킨 뒤 기존 기숙사를 25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숙사 수용인원이 8500여명으로 늘어나 현재 약 21%(재학생 2만8000명 중 6000명 수용)인 수용률이 2020년께 30%로 약 1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학교 측은 예상하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의 올해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0% 수준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