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대 열렸다] 중국, 올해 2조원 순매수…투자금 96%가 공공자금
올해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머니’의 영향력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보유 규모는 작지만 상반기 중 외국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 증가 및 해외투자 확대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후강퉁 실시 등으로 자본시장의 글로벌화가 본격 추진되면 중장기적으로 중국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외국인 주식투자 동향에 따르면 중국은 10월 말 현재 9조7550억원 상당의 국내 상장주식을 보유 중이다. 전체 외국인 보유액(430조6400억원)의 2.3% 수준으로 국가별 순위는 10위다. 미국(39.2%) 영국(8.1%)에 비해 보유 규모는 작지만 상반기 중 전체 외국인 순매수의 60.5%를 중국이 차지했을 정도로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순매수세는 8월까지 이어지다가 9~10월은 각각 490억원, 60억원대 순매도를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소폭 순매도를 보인 것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 등 일시적인 대외변수 때문”이라며 “작년에 2조2000억원, 올해 2조원가량을 순매수한 추이를 볼 때 중국 자금의 유입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상장채권 순투자 규모는 올해 1조3150억원으로 싱가포르(1조8990억원)에 이어 2위다. 국내 채권의 최대 보유국인 미국이 대규모 만기상환으로 1조1280억원의 채권을 순매도했지만 중국 자금은 꾸준히 순투자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중국 자금의 국내 증권투자는 안정적인 공공자금 중심으로 이뤄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을 보유한 중국 자금의 96.6%가 공공자금이며, 채권은 전부 공공자금이 보유 중이다. 중국은 자본시장 개방 및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민간부문의 해외 투자를 장려 중인 만큼 민간 차이나머니의 국내 증시 유입도 확대될 전망이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 허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민간부문의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