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전해지고 후강퉁 시행이 임박하면서 10일 국내에 상장된 중국주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시장에선 그동안 국내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아온 중국주들이 이를 계기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중국 식품업체인 씨케이에이치는 코스닥시장에서 14.99% 오른 4410원에 마감했다. 원양어업업체인 중국원양자원 역시 14.95% 오른 22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14.84%), 차이나그레이트(12.55%), 완리(8.1%), 차이나하오란(7.29%) 등도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국내에 상장된 중국주들은 2011년 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해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던 중국 고섬이 회계부정 논란으로 상장된 지 석 달 만에 거래가 중지되면서 전체 중국 기업에 ‘부실회계 우려’라는 딱지가 붙었기 때문이다. 2011년 건자재 기업인 완리를 마지막으로 중국 기업들의 국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의 국내 상장이 적극 추진되고 회계 투명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이뤄지면서 불신이 일부 해소되고 있다. 여기에 한·중 FTA 타결, 후강퉁 시행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남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된 중국기업들은 회계 문제 등으로 장기간 소외돼 왔으나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역시 “이젠 중국주들이 저평가받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오히려 우대받는 ‘차이나 프리미엄’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