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新협력시대] 中서 '식품 한류' 불까…인스턴트 커피·잼 등 수출 늘듯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농수산업이 피해를 보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인스턴트 커피와 잼 등 가공식품류다. 신선농수산물 중에선 전복 해삼 넙치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번에 농축산식품 분야에서 1029개 품목(91%)에 대해 관세를 20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 농축산식품의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잼과 과실젤리 등은 즉시 중국 측 관세가 사라진다. 냉동 오렌지 주스와 볶지 않은 커피는 5년 안에, 김치 등 조제저장 채소, 커피 조제품은 20년 안에 철폐된다. 사과와 배, 포도 과실류와 채소류의 관세도 10년 내 없어진다.

김덕호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은 “관세 철폐기간이 장기간(20년)인 품목이 많지만 매년 소폭 낮아지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FTA 효과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시지, 초콜릿, 인스턴트 커피 등 가공식품에 한해 외국산 재료를 사용해도 관세 철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원산지 기준도 완화했다. 강혜영 농식품부 수출진흥팀장은 “커피 조제품은 현재도 중국 수출 규모가 연간 5200만달러 규모에 달할 만큼 중국 내 수요가 큰 품목”이라며 “음료(연간 3700만달러 수출)나 면류(4500만달러), 막걸리(147만달러) 등의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관세는 100% 철폐된다. 중국에 수출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한 관세가 20년 이내에 모두 없어진다는 의미다. 특히 김과 미역, 넙치, 전복, 해삼 등 중국에 수출하는 수산물 62개 품목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거나 10년 내 조기 철폐된다.

윤상린 해양수산부 통상무역협력과장은 “중국의 수산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전복과 해삼 같은 프리미엄 양식 품목의 대중 수출 확대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신선농산물은 수산물과 달리 까다로운 검역 기준으로 중국 수출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추후 검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한국 식품이 중국에서 가격대가 있는 프리미엄 상품에 속한 경우가 많은 만큼 관세 철폐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중국 소비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 미지수다. 대표적인 대중 수출 식품인 설탕과 건조 인삼 등은 중국 측 양허에서 제외됐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