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新협력시대] 韓·中정상 '펑유 정치' 고비 때마다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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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포괄적 FTA"
올해 7월 "연내 타결"합의
정상회담 직전 "매듭"지시
올해 7월 "연내 타결"합의
정상회담 직전 "매듭"지시
2년6개월간 14차례의 협상 끝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타결된 데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오랜 친분 관계와 정치적 ‘의기투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협상단 안팎의 분석이다. 두 정상의 정치적 의지가 타결의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한·중 FTA는 ‘정치적 타결’(정부 관계자)이란 표현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05년 첫 만남을 한 이후 9년간 남다른 인연을 유지하며 서로를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아왔다. 이런 친분 관계 덕분에 양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때마다 정상 차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실제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은 “높고 포괄적인 수준의 FTA를 타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두 나라 정상이 FTA 타결 의지를 공동으로 천명하기는 처음이었다. 이를 계기로 양측 실무 협상단은 난항을 겪던 1단계 협상을 마무리짓고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2단계 협상이 지지부진했을 때도 두 정상은 협상팀의 고삐를 당겼다. 지난 7월 시 주석의 국빈 방한 때였다. 당시 두 정상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한다”며 연내 타결 의지를 다졌다. 그 결과 12차, 13차 연쇄 협상을 통해 서비스·투자 분야 쟁점 등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공산물과 농산물의 개방 범위, 원산지 기준 등에 대해 극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두 정상의 정치적 의지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양측 협상단은 수석대표를 장관급으로 격상해 회담 전날까지 막판 쟁점에 대한 ‘빅딜’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정상회담을 1시간45분가량 앞두고 장관끼리 마지막 담판이 열렸고, 두 정상은 “무슨 일이 있어도 타결은 매듭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서로의 친분 관계를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두보(杜甫)의 시구인 ‘交情老更親(쟈오칭라오끙친)’을 인용하며 “우정을 오래 나눌수록 더욱 친밀해진다는 말처럼 시 주석님과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친밀감이 커지고 한·중 관계의 깊이도 더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라며 “각 분야의 교류 및 협력에서 지속적이고 깊이있는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은 두 정상 간 이견없이 30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한 참석자는 “짧은 시간 밀도있는 대화를 위해 기존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으로 회담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05년 첫 만남을 한 이후 9년간 남다른 인연을 유지하며 서로를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아왔다. 이런 친분 관계 덕분에 양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때마다 정상 차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실제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은 “높고 포괄적인 수준의 FTA를 타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두 나라 정상이 FTA 타결 의지를 공동으로 천명하기는 처음이었다. 이를 계기로 양측 실무 협상단은 난항을 겪던 1단계 협상을 마무리짓고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2단계 협상이 지지부진했을 때도 두 정상은 협상팀의 고삐를 당겼다. 지난 7월 시 주석의 국빈 방한 때였다. 당시 두 정상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한다”며 연내 타결 의지를 다졌다. 그 결과 12차, 13차 연쇄 협상을 통해 서비스·투자 분야 쟁점 등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공산물과 농산물의 개방 범위, 원산지 기준 등에 대해 극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두 정상의 정치적 의지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양측 협상단은 수석대표를 장관급으로 격상해 회담 전날까지 막판 쟁점에 대한 ‘빅딜’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정상회담을 1시간45분가량 앞두고 장관끼리 마지막 담판이 열렸고, 두 정상은 “무슨 일이 있어도 타결은 매듭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서로의 친분 관계를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두보(杜甫)의 시구인 ‘交情老更親(쟈오칭라오끙친)’을 인용하며 “우정을 오래 나눌수록 더욱 친밀해진다는 말처럼 시 주석님과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친밀감이 커지고 한·중 관계의 깊이도 더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라며 “각 분야의 교류 및 협력에서 지속적이고 깊이있는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은 두 정상 간 이견없이 30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한 참석자는 “짧은 시간 밀도있는 대화를 위해 기존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으로 회담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