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빠르고 가속력 비슷…가격은 30%이상 저렴
11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흑표전차와 독일 MTU가 제조한 파워팩을 적용한 흑표전차를 140여개 항목에서 시험평가한 결과 국산 파워팩이 가속 성능을 제외하곤 모든 항목에서 독일산과 동등한 성능을 기록했다. 국산 파워팩의 제자리 회전속도는 독일제보다 빨랐고 회전반경은 적었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포탄이 날아올 때 이를 피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가속 성능 차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1월 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흑표전차를 ‘스톨 스타트(stall start)’ 방식으로 시험한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32㎞에 이를 때까지 평균 6.18초를 기록했다. 독일제 파워팩 흑표전차는 평균 5.3초가 걸렸다.
스톨 스타트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최대한 누르다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출발하는 것이다.
엔진 공회전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떼면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출발하는 ‘아이들 스타트(idle start)’로 독일제 파워팩 흑표전차를 시험한 결과 시속 32㎞에 도달하는 데 평균 7.47초를 기록했다. 국산 파워팩 흑표전차의 가속 성능(8.77초)보다 평균 1.3초 빠른 데 그쳤다.
육군 작전운용기준에 따르면 전차는 적이 대전차 유도탄을 발사하면 이를 피해 진지로 들어가기 위해 25초 이내에 100m를 기동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아이들 스타트로 출발한다 해도 독일 전차가 100m 갈 때 흑표 전차도 97~98m에 도달할 정도로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해 군은 가속 능력에 대한 작전요구성능(ROC)을 8초 이하에서 9초 이하로 완화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