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의견 나눌 때 지혜는 증폭…범사에 철저할 때 비범 나온다
“녀석이 정말 사장으로 괜찮을까.”

다카하라 다카히사(高原豪久) 유니참 사장이 창업자인 아버지 다카하라 게이이치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불안해 했다. 하지만 2001년 4월 그가 사장에 오른 뒤 유니참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기저귀·생리용품 부문 일본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4년 3월 결산(3월 회계법인) 매출은 5994억엔, 영업이익은 672억엔을 기록했다. 모두 사상 최대였고 매출은 12년 연속, 영업이익은 9년 연속 증가했다. ‘잃어버린 20년’의 절반을 함께한 어려운 일본 경제 상황과 나날이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도 유니참에는 결코 재앙이 아니었다.

다카하라 사장이 지난 10여년간 자신의 경영과 철학을 담아 ‘유니참, 공진(共振)의 경영’이라는 책을 펴냈다. 서로 의견을 나누면 지혜는 증폭된다(공진)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카하라 사장은 39세의 젊은 나이에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창업자 혼자 이끌어온 유니참의 경영을 이제 모든 직원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공진의 경영’으로 탈바꿈시키자”고 결의했다.

그는 이 책에서 ‘범사에 철저할 때 비범을 낳는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철저하게 생각하고 철저하게 실행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털어놓는다. 유니참은 저출산으로 인해 쪼그라들고 있던 유아용 종이기저귀 시장을 성인용 기저귀로 확대했다.

전반부 해외시장 공략 편에서 다카하라 사장은 현지 가정을 방문해 소비자 마음속 니즈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철저한 현장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책 뒷부분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인재를 육성하는 인사 관리 시스템을 담고 있다. 유니참 직원들은 매주 ‘행동 계획(schedule)→실행(action)→실적 확인(performance)→다음주 계획(schedule)’의 사이클에 따라 움직인다. 이른바 1주일 단위로 자신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SAPS 경영’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