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브람스 '교향곡 제4번 4악장'
떨어진 낙엽을 보며 브람스를 생각한다. 우수(憂愁)에 잠긴 그의 음악은 쓸쓸한 가을에 더욱 특별한 감동을 준다고 하지만 사실 브람스는 선율미가 뛰어나서 훌륭한 것보다 숙고를 거듭한 형식미에 있어서 최고 반열에 오른 대가다.

교향곡 제4번 e단조의 4악장은 ‘파사칼리아’라는 바로크 음악 양식에서 힌트를 얻었다. 상승음형의 6개 음표와 부가적인 2개 음표, 이렇게 8개의 음에 한 마디씩을 부여하고 역시 8마디씩으로 구성된 같은 조성의 30개 변주가 따르는 형식이다. 각 변주의 길이는 평균 20초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간단해 보이는 구조 속에 브람스가 구사한 음악적 장치는 실로 치밀하고 굳건하며 그 음향은 눈부시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식의 하나는 그 구조적 묘미를 탐색하는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