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선거전이 치열하다. 차기 회장을 뽑는 투표가 내년 1월 말 진행될 예정이지만 투표권을 가진 회원사 수가 167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전직 최고경영자(CEO) 6~7명이 차기 협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 공익이사인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출마를 결심해 눈길을 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양한 금융회사를 이끈 경험을 살려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생각”이라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황 전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뱅커스트러스트은행 도쿄지점 부사장,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지냈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하루 5~6곳의 회원사를 방문하며 ‘한 표’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도 선거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금투협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원로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신한은행 출신의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작년 9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에 도전했던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금투협은 내달 16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새 회장 선임 절차를 확정하고 하순께 선출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어 내년 1월 말 전체 투표를 거쳐 차기 회장을 확정한다. 회원사 한 곳당 한 표씩 행사하지만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각 표의 비중이 조정되는 방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