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친구 '문무 합작' → '문무 경쟁' 선회?
1951년생 동갑이자 국회 입문 동기(15대)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사이에 미묘한 긴장 관계가 감지된다. 원내와 원외의 대표적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것은 7·14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쥔 김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보수대혁신의 구체적인 윤곽을 잡을 보수혁신위원장으로 김 위원장을 선임하면서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 발탁 당시 “국회 동기이자 친구로서 현재 새누리당 지도자 중에 가장 개혁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어 뽑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경쟁자 이전에 친구로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 눈에 보기 좋은 정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혁신위 구성과 운영에 대해 ‘문무(김무성·김문수) 합작’이라며 서로를 치켜세웠던 초반 분위기와는 달리 최근 김 위원장은 잇따라 김 대표 견제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문무 합작에 벌써 이상기류가 생겼다” “합작이 아닌 문무 경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보수혁신 주제의 토론회에서 “새누리당은 집단지도체제, 최고위원 제도를 도입했는데도 김무성 대표에게 정당의 권한이 집중된다”며 작심한 듯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에 출마할 사람은 주요 당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김 대표의 상하이발(發) 이원집정부제 개헌 구상이 논란이 됐을 때도 “5년 (대통령)단임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욕을 먹는 국회의원들끼리 총리, 장관 자리를 나눠 갖는다면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며 대립각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 대표에 대한 직간접적 비판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2개월여간의 혁신위 활동을 통해 내놓은 1차 당 혁신개혁안이 지난 11일 의총에서 퇴짜 맞으면서 김 위원장의 향후 입지는 물론 문무 합작의 동력이 점차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이 김 대표의 그늘에 가려 있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