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12일 전 세계 노후 원자로를 폐쇄하려면 1000억달러(약 109조56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 비용을 확보해 둘 것을 촉구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 40년간 폐쇄된 원자로는 10개에 불과했지만 2040년까지 20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원전 폐쇄 비용 추정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각국 정부가 원전을 폐쇄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라별로는 28개 회원국이 속한 유럽연합(EU)이 510억달러로 가장 많고 미국이 150억달러, 일본이 100억달러, 한국과 인도가 각각 10억달러로 예상됐다.

폴 도르프만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UCL) 에너지연구소 교수는 “원자력발전이 시작된 이래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완벽한 처리 방법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며 “1000억달러는 원자로 폐쇄 비용일 뿐 영구적인 폐기물 처리비용을 고려하면 원전 관리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IEA는 2040년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 양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 70만t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앤드루 셰리 맨체스터대 돌턴 원자력연구소장은 “각국 정부가 방사성 폐기물을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며 “앞으로 원전 관리비용 절감 분야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IEA는 이날 국제사회가 2040년까지 약속한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석연료 사용 추세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4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기간보다 3.6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평균기온이 2도 넘게 상승하면 이로 인한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