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방은 韓·中 FTA 최대 수혜…3년내 중국 매출, 한국 추월할 것"
“아가방앤컴퍼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수혜주입니다. 중국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해 3년 안에 한국 매출을 뛰어넘을 겁니다.”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한 중국 패션업체 랑시그룹의 신동일 회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중 FTA가 발효되면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한류 확산에도 가속도가 붙게 된다”며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유아복으로 인식되고 있는 아가방이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더 빨리 파고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FTA 양허안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 유아복에 붙는 관세는 10년 안에 철폐된다.

랑시그룹은 아가방앤컴퍼니 지분 15.3%를 320억원에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고, 조만간 2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신 회장은 “랑시그룹의 현금 보유액이 2000억원을 넘는다”며 “아가방의 사업 확장에 필요하다면 아낌없이 추가 투자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랑시그룹은 지난해 매출 20억위안(약 3447억원)을 기록한 중국의 고급 여성복 전문업체다. 중국 내 30개 성에 58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11년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랑시 프롬 25’ 등 자체 브랜드 외에도 ‘모조에스핀’ ‘지고트’ ‘듀엘’ 등의 한국 브랜드를 라이선스 방식으로 중국에 들여다 판매하고 있다.

신 회장은 “중국 영·유아복 시장은 이제 한창 시장이 형성돼 급성장하는 단계여서 독보적인 1등 브랜드가 없다”며 “랑시그룹이 쌓아온 현지 유통 노하우를 아가방에 접목해 중국에서 ‘톱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동포 3세인 신 회장은 이번 인수를 ‘차이나 머니의 침투’로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저는 한국 피가 흐르는 사람입니다. 조국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결정한 거예요. 아가방을 한국과 중국에서 1등 브랜드로 반드시 재도약시킬 겁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