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시장 주도권 잡은 LG…대만·중국업체 저만치 따돌려
OLED 시장 주도권 잡은 LG…대만·중국업체 저만치 따돌려
작년 4분기 미국시장에서 55인치 고화질(FHD) LCD TV의 소비자가격이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이후 대형 LCD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 2분기에 38인치 이하 LCD TV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반면 50인치 이상 LCD TV 판매량은 5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LCD TV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4.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50인치 이상 대형 LCD TV 판매가 늘어난 덕에 LCD TV는 판매된 디스플레이 면적 기준으로 15.5% 증가한 2만1262㎢를 기록했다.

반면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는 설 자리가 사라졌다. 파나소닉, 삼성SDI에 이어 LG전자도 PDP TV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55인치 초고화질(UHD) LCD TV의 소비자가격이 15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55인치 UHD LCD TV가 50인치 PDP TV를 빠르게 대체할 전망이다. 올해 UHD LCD TV 수요는 작년보다 772.1% 급증한 1700만대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올해보다 105.9% 증가한 3500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50인치 이상 TV에서 90% 이상이 UHD급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LCD TV 수요면적은 작년보다 15% 증가한 9만7032㎢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0% 증가한 10만6735㎢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글로벌TV 시장의 변화는 LG전자에도 영향을 줬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2005~2008년 대규모 PDP TV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40인치 이상 LCD TV에 대한 보수적인 판매전략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9년 LG전자는 공격적인 LCD TV 판매전략을 통해서 소니를 제치고 세계 2위 LCD TV 업체로 도약했다. 올해 LG전자의 예상 LCD TV 판매량은 3050만대로 2008년 1070만대와 비교할 때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올 2분기 기준 LG전자의 글로벌 LCD TV 시장점유율은 14.8%로 2위다. 중남미 시장에서 29.4%, 아시아 시장에서 19.4%, 동유럽 시장에서 27%,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에서 26.5%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신흥국에서의 시장지배력이 압도적으로 높다. 서유럽 시장에서도 14.2%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는 9.2%로 삼성전자(25.7%), 비지오(17.9%) 등보다 뒤처져 있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아직 인지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려면 LG전자에는 기존 LCD TV가 아닌 새롭고 혁신적인 TV가 필요하다. 그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OLED TV를 출시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55인치 FHD OLED TV가 300만원대에 출시되면서 10월 한 달 동안 1000대 이상 팔렸다. 이는 두께, 색재현성 등 모든 분야에서 OLED TV가 LCD TV를 앞서 있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내년 LG전자가 3D UHD OLED TV를 2000달러 이하 가격으로 출시하게 된다면 북미 및 서유럽 시장에서 LG전자의 OLED TV 판매는 크게 늘 전망이다. 3D 영상은 LCD TV보다는 OLED TV에서 탁월하게 구현된다. LG전자는 OLED TV를 통해 기존 TV 질서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LG전자 HE 사업부 매출은 20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68% 증가한 683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LG전자 HE사업부는 LG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OLED TV를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급 TV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전문가 대부분은 2018년 이전에 OLED TV 양산이 쉽지 않을 것이고, 화이트 OLED TV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화이트 OLED TV 양산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획기적인 성과라고 판단된다.

향후 LG화학과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OLED 물질 성능 및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내년 4분기에는 55인치 화이트 OLED TV 패널 원가가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55인치 OLED TV 소비자가격도 2000달러 이하로 떨어져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된다.

OLED TV는 LCD TV와 달리 유기물 증착 등 화학 소재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만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를 따라오기가 어려운 구조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LCD 패널 기술은 한국 대비 90% 수준으로 향후 2년 후에는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향후 차세대 TV 시장 선점을 위해 OLED TV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최근 OLED TV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퀀텀닷 LCD TV다. 퀀텀닷은 자체가 발광 물질 역할을 할 수 있고 필름에 적용되면 LCD 색재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퀀텀닷 필름은 생산 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중금속인 카드뮴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화가 지체됐다.

최근 미국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이 비카드뮴계 퀀텀닷 소재 기술을 확보하면서 내년 한국 TV 업체들은 퀀텀닷 LC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OLED TV 패널 수율과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예정이기 때문에 2~3년 후에 퀀텀닷 LCD TV는 OLED TV 대비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소현철 <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장 johnsoh@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