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부르는 부정적 성격 특성들
갈등은 차이에서 발생한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성격이다. 조직 내 부정적 성격 특성에 대한 연구가 최근 주목 받고 있다. 갈등 유발, 반생산적 업무 행동, 리더의 실패 등 조직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현상을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

부정적 성격 특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갈수록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성원들이 받는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일상에서는 ‘자기 통제’ 기제가 작동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을 하게 된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높아졌을 경우 자기 통제가 약화되기 쉽다는 점이다. 이 경우 부정적 성격 특성이 발현되면서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리더라면 더 유의해야 한다. 부정적 성격 특성이 두드러지는 사람이 리더가 되면 구성원들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리더들 스스로도 좋을 게 없다.

미국 심리학자 벤츠에 따르면 우수한 자질을 갖고 있는 리더라도 부정적 성격 특성 탓에 실수할 수 있다. 또 사회적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저질러 성공가도에서 한순간에 이탈할 수도 있다.

부정적 성격 특성들 중 직장에서 유의해야 할 대표적인 유형이 있다. ‘자기애성’ 유형은 자신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유형이다. 자신감이 과하고 자기 역량을 과대 평가한다. 타인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모습도 부족하다. 같이 고생해서 성과를 내도 전적으로 자신이 잘해서라고 생각한다. 공감 능력이 떨어져 다른 사람의 노력에 감사하거나 인정해주는 모습도 부족하다.

‘반사회성’ 유형은 사회 규범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자극을 추구한다. 도전, 위험을 감수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절차 위반이나 부정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적대적인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강박성’ 유형은 규칙과 질서에 집착한다. 상황이나 사람들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려고 한다. 위기 관리나 세부 사항을 챙기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도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요구하거나, 자신의 방법을 강요할 때다. 모든 걸 챙기려고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못하고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

‘편집성’은 과도한 피해 의식(위기 의식)을 의미한다. 조직 안에서 편집성은 과도한 피해 의식과 불신으로 나타난다. 누군가 자신의 성과를 가로채거나 업무 수행을 방해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어 협력이 어렵다.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의 선택’에서 ‘생산적 편집증’을 강조한 것은 항상 지나칠 정도의 위기 의식을 갖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의존성’은 말 그대로 타인에게 의존적인 유형이다. 수동적이고 자신감이 낮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적절한 관심과 지원이 있다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한다. 하지만 인력 부족, 내부 경쟁 탓에 도움을 받기가 늘 쉬운 것은 아니다.

부정적 성격 특성이 발현되지 않게 하려면 존중과 배려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의 에이나르센 교수에 따르면 구성원들에게 부정적인 행동 특성이 있어도 조직 문화가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그런 행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피드백, 코칭, 심리 상담 등 도움을 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구성원 스스로 자기 자신이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고 개선해가야 한다.

전재권 < 선임연구원 jkjeon@lgeri.com >